‘노키아의 안방에서 정면승부한다.’
지난달 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9’ 전시회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한 한국 휴대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참관객 수(4만7000여명)는 작년에 비해 15% 줄었지만, 한국 휴대폰을 향한 관심과 인기는 전혀 식지 않았음을 확인시켰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엔 LG전자가 주요 광고판을 도배하고 대형 부스를 마련,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를 선언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 노키아가 버티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한국 휴대폰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전시회 첫날부터 삼성전자 부스에는 출품된 제품 중 최강 스펙의 휴대폰 중 하나로 인정받은 ‘옴니아HD’를 확인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제품 시연을 위해 몇 십분을 기다리는 참관객이 부지기수였다. 옴니아HD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옴니아의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세계 최대 크기의 3.7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로 선명한 화질을 뽐낸 것은 물론이고 HD급 동영상 촬영 기능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또 삼성의 프리미엄 제품군인 울트라 에디션에 터치 기능을 처음 채택한 ‘울트라 터치’와 뮤직폰 라인업 ‘비트 에디션’도 앞선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노키아에 버금가는 규모로 전시장 메인 부스를 차지한 LG전자의 활약도 돋보였다. 특히 LG전자가 1년여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새로운 터치폰 UI ‘S클래스 3D’의 기능을 시연하는 부스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또 LG전자는 외신 기자회견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와치폰’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스티브 발머 MS CEO와 직접 영상통화를 해 회견장을 가득 메운 외신기자들을 흥분시켰다.
유럽시장에서 한국 휴대폰의 저력은 시장 점유율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서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1.8%, LG전자는 6.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양사를 합친 점유율은 27.8%로 노키아(41.5%)를 바짝 뒤쫓고 있다. 동유럽 시장에서도 노키아와 한국 휴대폰은 각각 43.1%와 29.7%를 기록, 13.4%포인트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국가별로 살펴보면 프랑스와 러시아 등에서는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 휴대폰은 프랑스에서 지난 2006년 노키아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격차를 더욱 벌리며 정상을 지키고 있다. 작년에는 32.3%의 점유율로 노키아(21.5%)를 10%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김석필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장(상무)은 유럽 2위의 인구 대국이자 대표적인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를 누른 힘을 제품의 우수성과 ‘문화 마케팅’에서 찾았다. MWC 전시회에서 만난 김 상무는 “디자인과 성능 등의 우수한 경쟁력과 함께 음식·패션 등 문화에 관심과 자부심이 큰 현지인의 마음을 파고든 마케팅도 효과를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대회를 후원하면서 브랜드를 확실하게 알렸고, 축구 선수 지네딘 지단과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앞다퉈 삼성 휴대폰을 선택하면서 프랑스 최고 휴대폰으로서 입지는 더욱 견고해졌다. 최근엔 프랑스 대통령궁의 공식 업무 휴대폰으로도 선정됐다.
현재 340여명의 현지인이 근무하는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은 휴대폰의 선전에 힘입어 TV 전 품목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법인 매출만으로 프랑스 1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는 당찬 목표도 세웠다. 앞으로 한국 휴대폰의 저력이 유럽시장에서 써내려갈 또다른 새 역사가 기대된다.
바르셀로나(스페인)=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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