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시장의 강자인 엔비디아가 인텔이 장악하고 있는 x86마이크로프로세서(CPU)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나섰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 하라 엔비디아 IR담당 수석 부사장이 최근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이같은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엔비디아의 행보는 각각 그래픽과 CPU 시장에서 1인자로 군림해온 양사가 CPU 시장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현재 인텔 외에 AMD와 대만의 비아테크놀러지 등 총 3개사만이 CPU를 제조하고 있어 관련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마이크 하라 부사장은 “아직 x86프로세서 제조와 관련해 출시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시장 진출을 결정하더라도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칩 분야에서 가능한 전략적 선택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x86프로세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에 대해 후발주자인 엔비디아가 고성능 칩을 제조하기보다 넷북에 쓰이는 ‘아톰’과 경쟁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엔비디아는 소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했지만 칩 시장에서 경쟁업체 간 시장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는 추세다.
엔비디아가 이미 모바일 기기용 시스템온칩(SoC)인 ‘테그라’를 판매 중인 가운데 인텔과 AMD도 그래픽칩과 x86프로세서를 결합한 SoC 제조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보도에 대해 인텔 대변인은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들 양사는 현재 법적 소송 문제로도 얽혀 있다. 지난 2004년 양사가 체결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에서 엔비디아가 인텔 최신 칩에서 구동하는 칩세트를 제조할 수 있도록 명시했는지 여부를 놓고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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