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석 특허청 산업재산인력과장 trustone@kipo.go.kr
며칠 전 강원도 원주 소재 한 업체 사장으로부터 낯선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업체 사장의 편지에는 자신이 다른 업체에서 받은 ‘귀사 제품이 특허를 침해했으니 지금부터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라’는 내용이 적힌 경고장도 동봉돼 있었다. 업체 사장은 만약 특허소송에서 질 경우 애써 만든 제품의 판매는 고사하고 공장문까지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기업 특허업무를 지원하는 지역지식재산센터에 따르면 최근 중소기업의 특허침해 경고장 상담건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허침해 경고장이 제품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시점에 많이 발송되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측에서 큰 타격이 된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특허분쟁에 효과적으로 준비돼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은 자금과 인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아 당장 시급해 보이지 않는 특허 등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다. 하루빨리 제품을 판매해 이익을 남기는 것이 중소기업은 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허분쟁에 휘말리면 시간과 돈은 물론이고 이미지 실추와 매출감소로 이어지니 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은 특허분쟁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야만 하는가. 이러한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정부의 ‘중소기업을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이다. 바쁜 기업의 사정을 감안, 강사를 파견해 무료로 교육하는 제도다. 기업의 성격과 여건에 맞춰 교육내용이 달라진다.
최근 교육이 진행되는 기업을 방문해 보니 조그만 세미나실에서 10여명의 직원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좋았던 점은 특허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직원들이 특허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모든 기업이 특허전쟁터에서 승리하는 바로 그 날이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지식재산강국이 건설되는 날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