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도 수준에 따라 이름이 두 개다. 성격이 좋으면 ‘성품’이지만 성격이 안 좋으면 ‘성깔’이 된다. 감정도 그렇다. 감정을 잘 사용하면 ‘감성적이다,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말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예민하다, 신경질적이다’고 표현된다.
진정한 감성능력은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스스로 감정의 주인이 되어 내 감정을 조절하고 좋은 감정을 선택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화났을 때 화났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스스로를 회복하는 사람 말이다.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감정을 누르고 감정을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다.
아들 삼형제가 있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해 저 세상으로 떠났다. 준비 없이 큰 일을 맞은 삼형제의 반응은 달랐다. 첫째 형은 장례식을 치르고 조문객을 맞고 장지를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둘째 아들은 외향적인 성격이라 조문객과 대성통곡을 하며 몇 날밤을 울었다. 막내아들은 내성적인 성격이라 식음을 전폐하고 다락방에 틀어박혀 슬퍼했다. 이 삼형제 중 누가 6개월 후에도 슬픔의 후유증을 앓고 있을까. 맏아들이다. 맏아들은 슬플 겨를이 없었다. 책임감으로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접어둔 채 터진 일들을 수습했다. 6개월 후에 맏아들은 새록새록 피어나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으로 잠 못 드는 밤을 지새운다.
사람의 감정은 억누른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은 억지로 억누르는 것도 아니고 상대에게 금방 돌려주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회피하면서 다른 즐거움을 찾아서도 안 되고 주먹으로 책상을 치면서 엉뚱한 것에 쏟아내도 안 된다. 부정적 감정이 일어나면 그것을 맞이해 주어야 한다. 프로이트는 마음에 병이 걸리면 울어야 할 때에도 울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기업교육컨설팅 ‘파도인’ 대표 toptm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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