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공시위반 상장사 조사

　한국거래소가 최근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공시한 뒤 이를 위반하는 호가규정위반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오는 9일까지 관련규정 위반 회사를 대상으로 실질감리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해 주가안정과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한다는 공시는 2007년 7143건보다 52.2% 증가한 1만875건”이며, “이 가운데 주식매매 신청 후 매수호가를 제출하지 않아 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가 47건으로 2007년 29건에 비해 무려 62.0% 증가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호가규정 위반 원인은 장중 시세변동 확대에 따른 주문 취소나 예수금 부족, 위탁 증권사들의 매매 신청 및 주문 입력 착오 등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했다. 　상장사가 위탁 증권사에 자사주를 사겠다고 요청할 경우 증권사는 해당일 오후 6시까지 그 사실을 거래소에 통보해야하며 해당 상장사는 다음날 오후 2시30분 이전까지 매매호가를 제시해야 한다.

　거래소는 자기주식매매의 호가위반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고 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2007년부터 관련규정을 위반한 회원사에 대해 최대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으나 시장질서 문란행위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급증하자 올해 처음 실지감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실지감리는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감리팀 직원들이 규정을 위반한 증권사 18곳에 파견돼 이날부터 나흘간 조사에 들어가 자기주식매매 관련 업무절차를 준수했는지를 점검하고 개선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계도 위주로 감리할 방침이지만 규정을 상습 위반 회원사에 대해서는 시장질서 유지 차원에서 주의와 경고, 영업정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