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SOC·그린 프로젝트 노려라”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책이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각국의 사회 인프라와 그린 프로젝트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KOTRA가 각국의 경기부양 대책을 분석한 ‘주요국 경기부양책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경기부양책 규모는 전 세계 GDP의 3.8%인 약 2조47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을 포함, 총 25개국이 경기부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멕시코는 최근 고용안정, 가계 및 중소기업 지원, SOC 확충을 골자로 하는 745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였던 인도에서도 최근 경기 부진이 심화되자 두 차례에 걸쳐 인도 GDP의 5%에 달하는 6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러시아도 기업지원에 초점을 맞춘 772억달러 규모의 실물경제 부양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에 대한 정부대출 및 보증을 확대하고 대외채무 상환도 지원한다. 중동의 터줏대감인 이집트는 경기부양을 위해 올 6월까지 예산 27억달러를 집행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예산이 가장 많이 투자되는 곳은 SOC 분야로 분석됐다. 전 세계 경기부양자금의 24%에 달하는 6027억달러가 SOC 투자에 사용된다. 높은 경기부양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이 철도, 도로, 전력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2635억달러를 투입하고 미국도 교통, 에너지, 통신 인프라 프로젝트에 1250억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중남미 국가들이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이다. 멕시코는 신재생에너지개발, 도로, 항만, 공항 확충 등에 전체 경기부양 예산의 60%가 넘는 456억달러를 투입하고 아르헨티나는 에너지, 통신, 교통 인프라 확충에 경기부양예산 전액(310억달러)을 투입한다. 콜롬비아도 SOC 확충에 240억달러의 재정을 지출하기로 했다. 이집트도 총 27억달러 중 22억달러를 상하수도, 도로, 철도, 통신 인프라 확충, 항만현대화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영국은 중소기업 법인세율 인상을 연기했으며, 프랑스는 국책 금융기관(OSEO)을 통해 중소기업에 2억유로를 융자키로 했다. 일본·인도·베트남 등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확대하고 있다. 칠레는 중소기업 법인세를 17%에서 2%로 대폭 인하키로 했고 멕시코는 정부조달 물량의 20%를 중소기업으로부터 구매할 계획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만은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 ‘신정화방안’이라 불리는 3억달러 규모의 수출확대 정책을 추진한다.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지원 및 세제 혜택도 확대된다. 미국은 근로자 1인당 400달러, 부부 당 800달러 세금혜택을 제공하며 신차 및 주택 구입자에 대해 세금감면을 실시한다. 프랑스 및 이탈리아에서는 저소득 가계에 200~1000유로의 생계비를 지급한다. 태국에서는 월급여 400달러 이하의 근로자에게 2000바트(약 60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다. 대만에서도 1월 18일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 이후 소비 진작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만 정부에서는 추가 상품권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가계지원 정책으로 침체된 민간소비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우리 상품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KOTRA는 전망했다.

KOTRA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우리 기업이 6027억달러 규모의 SOC 프로젝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건설프로젝트, IT 인프라 확충 등 우리기업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은 하청업체 참가 및 관련 기자재 납품에 집중하고 개도국은 현지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프로젝트 원청 수주를 노려야 한다고 KOTRA는 조언했다.

각국의 그린 프로젝트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미국에서는 클린에너지 보급, 에너지 효율성 확대 등 이른바 ‘그린 뉴딜’ 사업에 전체 경기부양 예산의 10%에 달하는 817억달러를 사용한다. 중국은 오염물 처리 프로젝트, 자원 순환이용 시스템 구축 등 3억달러 규모의 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프랑스는 저탄소 배출차량 구입 시 300~1000유로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KOTRA 조병휘 통상조사처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경기부양 추세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기업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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