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넘는 경영전략]전자산업 불황기 트렌드

 불황기에도 소비는 이루어지고, 그 소비 패턴 속에는 일련의 트렌드가 있다. 호황기와는 다른 불황기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내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전자산업의 불황기 트렌드’라는 보고서에서 경기침체와 수요 위축 속에서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5가지 이슈를 꼽았다.

 ◇실속이 최고 ‘디버전스’=불황기에 소비자는 불필요한 소비를 최대한으로 줄인다. 이 때문에 실속 있는 기능형 제품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제품은 핵심 기능에 충실한 디버전스 제품의 강세가 예상된다. 음성통화 기능 위주의 휴대폰, 사진촬영 중심의 디지털카메라, 음악재생 기능만 갖춘 MP3 플레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낮아 불황기에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 유통 채널 주목=백화점과 전문 유통점이 어려움을 겪는 반면에 대형 할인점 등의 저가 유통채널은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시장 점유율 2위인 전자제품 유통회사 ‘서킷시티 스토어’가 파산한 바 있다. 반면에 저가 유통채널의 대명사인 월마트는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상승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시장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월마트에서 LCD T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품과 서비스 결합=제품 단독으로 판매되는 것보다 서비스가 결합된 제품이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튠스가 대표적이며, 온라인 영화 주문 서비스와 같은 인터넷서비스가 결합된 셋톱박스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기와 서비스가 결합된 비즈니스 모델이 부상하는 이유는 복잡해지고 변화 속도가 빠른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직 통합 기업에 기회=생산과 브랜드를 이원화한 브랜드 기업은 경기침체가 소비자 수요감소로 이어지면서 가치사슬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수요 감소는 브랜드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조립기업의 수주감소와 조립·부품 고정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립기업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브랜드 경쟁력 열화로 이어지면서 다시 소비자 수요 감소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반면에 가치사슬을 수직 통합하는 것만이 좋은 모델은 아니지만, 모든 가치사슬이 한 기업 내에 있기 때문에 가치사슬의 한 부문이 어려워져도 다른 부문이 완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해석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수직 통합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종연횡 활발=과거 불황기를 전후해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급성장한 기업이 있었다. 세계 휴대폰 업계 1위 기업인 노키아도 1990년대 초 북미와 유럽의 불황기에 주력 사업이던 제지·펄프·PC·데이터 등을 과감히 매각하고, 유럽 휴대폰 2위 업체인 영국 테크노폰을 인수해 휴대폰 사업에 집중하면서 불황기를 무사히 넘겼다. 이후 노키아는 세계 최고의 휴대폰 업체로 도약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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