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MS 신경전` 유럽으로

구글이 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를 두고 진행하는 반독점 소송에 가세한다. 이에 따라 인터넷 검색황제 구글과 소프트웨어 거인 MS간 신경전이 유럽 법정으로 옮아가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MS가 윈도 운용체계(OS)에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끼워넣어 웹브라우저 시장의 공정경쟁을 가로막고 있다며 지난달 EU 유럽위원회(EC)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노르웨이 웹브라우저 업체 오페라의 제소로 시작된 EU의 반독점 소송은 파이어폭스의 모질라재단을 포함한 3개 경쟁사들의 지원사격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구글은 이 소송에서 서드파티의 지위를 갖게 돼 EC가 지난달 MS에 보낸 비밀 문건에 대한 접근은 물론이고 원하는 내용으로 수정을 요구할 수도 있게 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선다르 핀차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은 공식 블로그에서 “브라우저 시장의 불공정성이 여전히 높아 사용자들의 혁신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이는) IE가 MS의 시장 지배적인 OS와 결합되면서 다른 브라우저보다 우월적인 지위를 갖게 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송과 관련해 지난달 EC는 사전조사를 거쳐 내놓은 이의성명에서 MS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EU 규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EU회원국에서 IE를 윈도와 분리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MS는 다음달 말까지 대응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제소내용을 검토, 분석중”이라고 밝힌 MS는 최근 주주 대상 분기 보고서에서 EC가 상당한 벌금부과로 위협하고 있고 윈도OS가 탑재된 컴퓨터에 다른 브라우저도 포함시키도록 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구글과 MS가 반독점 이슈를 두고 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구글은 미 법무부와 유럽 규제당국에 MS가 IE의 번들탑재로 사용자들이 MS의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법무부는 MS 브라우저가 경쟁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또 MS의 야후 인수와 관련해서도 막후 로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글의 공격에 MS도 응수에 나서 구글의 더블클릭 인수저지를 위한 로비에 나서는가 하면, 구글·야후간 광고협약 등에도 반대이슈를 제기해 구글의 포기를 이끌어냈다.

시장조사업체 넷앱에 따르면 2년전 80%에 달했던 MS의 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68% 수준까지 떨어졌다. 파이어폭스는 21.5%, 애플 사파리는 8.3%, 구글 크롬 1% 등이다.

한편 EC는 지난 2004년 3월 윈도미디어 끼워팔기와 윈도OS 정보 공개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MS에 4억 97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