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클럽]조봉한 하나은행 CIO 겸 하나아이앤에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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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필립스, 오라클 등 내로라 하는 해외 IT기업에서 근무했다.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팀장 및 신기술팀장(CTO)으로 발탁되면서 귀국했다. 하나은행 CIO로 전격 영입돼 만 39세 나이에 국내 은행 최연소 임원 및 CIO의 대열에 올랐다. 현재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그룹 IT계열사 하나아이앤에스 사장까지 겸임하고 있는 인물이다. 바로 조봉한 하나은행 CIO다. CIO로서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이력을 가진 그에게 ‘CIO’는 어떤 의미일까.

 

 ◇CIO는 CEO의 파트너=CIO를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조봉한 CIO는 “CIO는 CEO의 파트너이자 조력자”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기업의 CEO는 항상 운영 효율성과 혁신을 고민하게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CEO가 맞닥뜨리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CIO라는 설명이다. CIO는 은행의 업무 프로세스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금의 은행 비즈니스는 모두 IT시스템을 기반으로 돌아갑니다. 당연히 IT 부문을 관장하는 CIO가 은행 업무를 가장 많이 알 수 있죠.”

 그렇기에 조봉한 CIO는 최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CIO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IT를 단순히 비즈니스 보조 수단으로 여기던 과거에는 CIO의 비전이나 능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위기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고 강해지기 위해서는 CIO가 큰 역할을 해야 합니다. 경제위기는 분명 CIO가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문성 갖춰야 CIO=앞서 이력에서 엿볼 수 있듯이 조봉한 CIO는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글로벌 IT기업에서 개발자로 근무했고, 하나은행에 합류하기 전에는 국민은행 CTO를 지냈다.

 그는 CIO로서 갖춰야 할 여러 자질 가운데 기술적 배경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CIO가 기술을 모르면 벤더(IT공급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엔 IT프로젝트가 가치를 향하지 않고 로비를 따라 움직이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재 진행중인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사업에서 과감하게 기간 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서버로 바꾸는 결정을 내린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그는 아래(하드웨어)를 먼저 정하고, 아래에 위(제도, 소프트웨어)를 맞춰나가는 우를 범하지 않고 하드웨어가 아닌 지식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기업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을 찾는데 주력했다.

 “중요한 것은 메인프레임이냐, 유닉스서버냐가 아니라 유연성입니다. 유연성이 있어야 역량도 발휘되고 고객에게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벤더를 선택할 수 있는 파워를 가질 수 있어 비용절감도 가능해집니다.”

 ◇최고의 위기대응은 효율적인 투자=지난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은행권도 비상경영 국면에 들어간 지 오래다. 비용절감이 모든 기업의 가장 큰 당면 과제로 떠오른 지금, 조봉한 CIO는 효율적인 IT투자가 기업의 비용절감 정도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소모품을 아끼도록 장려하는 것은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목적이지 실질적으로 비용절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IT차원의 큰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최고의 위기대응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으로서 금융그룹 전반의 IT부문도 총괄하는 조봉한 CIO는 오래전부터 효율적인 IT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체계를 도입, 운영중이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은행은 5억원, 기타 계열사는 2억원 이상 IT프로젝트의 최종 의사결정이 지주사 IT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하나은행은 정보전략위원회가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궁극적으로는 조봉한 CIO가 대표를 맡고 있는 하나아이앤에스가 금융그룹 IT 투자 및 운영 효율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지난해 말 공인전자문서보관소 구축을 완료하고, 올 초 금융지주사 정보전략팀 기능을 흡수하는 등 그룹 전체를 지원하는 ‘SSC(Shared Service Center)’로서의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다.

 “비상경영 상황에서는 효율성에 최우선 가치를 두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나아이앤에스를 통해 그룹의 IT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반을 마련하여 경제위기에 대응하겠습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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