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넷북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넷북이 아톰 프로세서를 만드는 인텔, 운용체계(OS)를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PC를 만드는 제조사 모두에 이익을 내는데는 도움이 안된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넓히는데 가장 큰 공을 한 저렴한 가격(400달러 이하)이 낮은 수익성이란 화살로 돌아올 것이란 분석이다.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의 가격은 대당 29달러 안팎이다. 고성능 프로세서가 저렴하게는 200달러에서 1000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인텔의 이윤 폭은 상당히 줄어든다.
시장조사업체 캐리스앤코의 연구원 베치 반 히스는 “넷북이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존재지만 PC업계에는 그렇지 않다”며 “지난 8년간 매년 55%의 이익율을 보이던 인텔이 올해는 40%의 이익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CFO는 “인텔은 진보한 제조공정을 통해 아톰을 생산하기 때문에 수익성도 건강하다”고 반박했다.
MS의 타격도 분명해 보인다. 기본 기능만 갖춘 넷북은 성능이 낮아 윈도 비스타를 OS로 탑재하지 못한다. MS는 인텔과의 관계를 고려해 지난해 단종시킨 윈도XP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공급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20년간 ‘윈텔’로 불리우며 PC산업을 눈부시게 발전시킨 MS와 인텔이 PC산업에 생기를 불어넣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들이 내놓는 값비싼 고성능 프로세서, 새 운영체계가 더 이상 소비자를 유혹하지 못해 저가 PC인 넷북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PC제조사도 저렴한 기기에 제한된 성능을 집어 넣으며 이익률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보여주듯 1월로 끝나는 올해 1분기 휴렛팩커드(HP)의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곧 실적발표를 앞둔 델의 성적표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그룹과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시장이 1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넷북은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출하량이 늘 전망이다.
특히 주머니가 가벼워진 미국·유럽의 소비자들이 값싼 넷북으로 몰리며 올해 전체 PC시장의 8%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당초 넷북이 중국·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새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던 인텔의 기획의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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