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밤을 세워 상태가 별로 안 좋습니다.”
‘서든어택’ 개발로 게임하이를 1인칭슈팅(FPS) 게임의 명가로 만든 백승훈 게임하이 전무(39)는 부스스한 머리에 빨간 눈을 하고 인터뷰 자리에 나타났다. 여전히 그의 생각은 인터뷰보다는 게임하이가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메탈레이지’에 집중돼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대규모 업데이트에 따라 게임의 흥행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이번 업데이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백 전무.
“게임 개발의 매력은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하나씩 실현할 때 느껴지는 게 아닐까요. 사실 동시접속자수가 많으면 좋긴 하지만 개발자는 사용자가 원하는 걸 하게 해주는 게 더 좋아요.”
백 전무는 임원임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 집에 들어간단다. 그의 사무실은 임원 방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단출하다. PC가 놓인 책상과 언제든지 잠을 청할 수 있는 긴 소파가 전부다.
“어렸을 적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토목공학을 전공했지만 그쪽보다는 컴퓨터와 게임에 관심이 더 많았는데, 형이 사업하는 것을 보면서 사업을 구상했어요.”
그는 1996년 친구와 함께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IT벤처 기업을 설립했다. 머드게임을 개발했고 PC통신에 공개했다. 게임만 개발했지 마케팅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그의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후 대기업에 취직했던 백 전무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게임 개발에 매달리며 게임에 대한 열정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2002년 그는 게임하이에 입사했다. 당시 게임하이는 포털에 온라인 보드게임을 납품하는 개발사였다. 그는 이후 ‘데카론’ 개발 프로젝트매니저(PM)를 거쳐 게임하이의 대표작인 서든어택 개발에 참여했다.
“서든어택 개발 당시 게임하이는 이렇다 할 수익원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서비스 오픈 당시에도 게임은 완성되지 않았었죠. 하지만 지금은 FPS 게임의 대명사가 됐으니 놀랍지요.”
그는 한국인의 플레이 스타일을 겨냥한 게임성과 꾸준한 업데이트가 서든어택의 성장과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백 전무는 “게임은 공부해서 개발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게임 개발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사용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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