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쇼핑은 주말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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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제품 주말에 사세요.”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가전 유통업체들이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전제품 ‘가격파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금·토·일요일에 대형할인점과 전자전문 양판점에서 판매사원과 가격을 흥정하면 붙여놓은 판매가격에서 최대 15% 이상 할인받아 구입할 수 있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상인은 “평일에는 가능한 한 제품에 붙여놓은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다”며 “하지만 주말은 방문객이 늘어나고 매출 확대를 위해 고객이 깎아달라고 하면 매장이익을 조금 줄여 할인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말에 사면 얼마나 싸게 살 수 있을까.

 15일 북수원 홈플러스 가전매장. 주부 김모씨(41)는 218만원 가격표가 붙은 삼성전자 양문형 냉장고(722L)를 놓고 판매사원과 승강이를 벌였다. “건너편 하이마트에서는 이 제품을 170만원에 팔던데 좀 깎아주면 안되나요?” “그 가격으로는 드릴 수 없지만 주말 행사를 하고 있으니 좀 저렴하게 드릴게요.” 판매사원은 주말 특별행사를 한다며 표시가격보다 17% 저렴한 179만9000에 줄 수 있다고 권했다.

 이 같은 가격할인 흥정은 다른 유통점에서도 통했다.

 전자전문점 하이마트 봉천점은 삼성전자 LCD TV(모델명:TVLN46A550P1F)의 판매가격 242만원을 10% 할인한 218만원에, 삼성전자 은나노세탁기(13㎏)를 10% 할인한 54만원에 팔고 있었다. 이마트 구로점도 LG전자 50인치 엑스캔버스(판매가격표시 143만원)와 삼성 은나노워시 세탁기(59만7000원)를 함께 구입하면 200만원에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판매사원은 “제조사와의 관계가 있어 대놓고 깎아주기는 곤란하다”며 “하지만 평일보다는 주말에 방문해서 가전제품을 판매가격에서 최고 15%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소비자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주말을 이용하고 가격을 흥정하면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랜드의 경우 주말판촉 행사를 통해 디지털TV·세탁기·에어컨·냉장고 등 일부 모델에 대해 10% 이상 할인해 주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특정 모델에 한해 최대 15% 이상 주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지역상권을 잡기 위한 주도권 싸움이 빚은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가전 유통점이 실적을 늘리기 위해 지점 마진을 일부 포기하고 추가 할인에 나서자 경쟁업체도 밀어넣기 식으로 본사의 눈치를 보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제조사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은 유통점들의 출혈경쟁과 제조업체 간의 실적경쟁이 빚어낸 결과”라며 “점포들이 적자는 안 보면서 실적을 최대한 올리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말했다.

 김동석·이형수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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