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제정을 추진하는 녹색성장기본법은 기후변화·에너지·지속가능발전을 기능적으로 통합한 세계 최초의 법안이다. 우리나라 녹색성장을 위한 지침서이며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법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법안에는 녹색성장을 위한 세제지원과 진흥 등과 같은 ‘당근’이, 이산화탄소 다배출 산업에 대한 규제, 세제 불이익 등 ‘채찍’이 함께 담겼다. 우리나라 모든 산업은 이제 녹색을 고려하지 않고 생존할 수 없게 됐다. 이르면 내년 도입할 서머타임제까지 있어 국민 생활패턴도 바뀌게 됐다.
◇녹색성장, 미래비전 제시=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은 녹색 관련 기술 대중화를 통해 산업발전을 도모하며, 녹색산업 확산을 통해 쾌적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맞물려 있다. 주도 세력으로는 녹색성장기획단과 중앙과 지방정부 국장급으로 구성한 CGO들의 모임인 기획조정협의회가 부상했다.
정부의 CGO는 녹색성장기본법 이행은 물론 녹색산업을 이끄는 지역과 중앙의 총괄 책임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들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녹색성장기획단과 업무 조율을 거쳐,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 육성과 문화확산, 녹색성장 전반을 저해하는 각종 제도와 법률에 대한 정비작업도 추진하게 된다.
청와대가 우선 집중하는 녹색성장 산업의 3가지 축은 LED와 하이브리드자전거(u바이크산업), 스마트그리드다. 3가지 산업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당분간 이끄는 성장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해당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시범 도시를 선정해 운영한다.
u바이크산업은 대덕특구를 자전거 부품 클러스터 조성해 IT기술과 하이브리드 기술 보유 업체 40여개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협력해 기반을 다진다. 시범 지구는 향후 시도별로 8개 지역 도심을 공모해 선정한다. 스마트그리드 부문은 올해 5월중으로 실증단지 부지 선정, 2011년 시범도시를 지정해 운영한다. 미국 정부와 기업간 전략적 제휴도 모색된다. 위원회는 신재생에너지 육성과 함께 원자력 발전도 지속하겠다며 현실적인 기술 수준을 고려했다.
◇녹색성장기본법 쟁점=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에 대해 산업계는 환영했다. 산업계는 특히 녹색산업 펀드 조성과 LED조명 공공 부문 확대와 같이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정책에 큰 기대를 걸었다.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재계는 원칙적으로 찬성했지만 빠른 시행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조기 개설을 위해 상반기 내 기본 계획을 수립, 내년에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업종은 산업 발전을 위한 당근보다는 규제가 많다며,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황에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녹색성장 정책 실행 과정서 일부 마찰음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녹색성장기본법은 규제보다 지원위주의 법이며, 인센티브 규정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에 대해서는 EU 와 미국 , 호주, 일본 등도 선언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기후변화협상 및 국제경쟁력 등을 고려해 실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청와대는 산업계 우려에 대해 탄소배출거래 시대를 대비, 규제 근거를 마련하고 시범사업을 진행하되 시차를 두며, 국제환경을 감안해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적절히 조화하기로 했다. 산업계가 우려한 녹색경영성과 공개에 따른 기업경영정보 및 기술유출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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