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닌텐도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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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닌텐도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2008년 회계연도 연결결산에서 영업이익을 5300억엔(약 8조1620원)으로 전망했다. 2007년에 비해 엔화상승 탓에 애초 전망치 6300억엔에는 못 미쳤지만 8.8%나 증가했다. 역대 최대의 흑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금융 위기로 대부분의 기업은 실적 악화에 고민했지만 일본의 게임기 업체인 닌텐도는 ‘작지만 크고 알찬 기업’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닌텐도의 어제=닌텐도가 세계적인 게임업체로 성공했지만 원래는 100여년 전부터 화투를 만들던 회사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1889년 설립된 닌텐도는 화투로 시작해 트럼프와 다양한 장난감을 만들던 회사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제조업체에 불과했던 닌텐도가 변신에 성공한 것은 1970년대 후반 오일쇼크 시기였다. 닌텐도는 미국 비디오게임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과감한 투자로 1983년 첫 게임기 ‘패미컴’을 출시, 게임업체로 변신에 성공했다.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게임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그 당시에는 복잡한 게임을 만들면 사용자는 만족한다는 성공의 황금법칙이 있었다. 하지만, 1997년께부터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너무나 어려워진 게임을 하기 싫어하는 ‘게임 이탈 현상’이 시작됐다.

 닌텐도는 누구보다 먼저 이러한 현상에 위기감을 느끼게 됐고 이에 대응했다. 닌텐도는 연령·성별· 게임 경험의 유무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제안했다. 5세부터 95세까지 누구나 같은 출발선에서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을 목표로 2004년 말 ‘닌텐도 DS’를 출시했다. 닌텐도DS는 하드웨어 경쟁 대신 창의적인 게임방식과 내용에 승부를 걸었다.

 ◇닌텐도의 오늘=미국의 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내 게임기의 판매를 집계한 결과, 1위는 ‘닌텐도 DS’, 2위는 설치형 게임기인 ‘위(Wii)’로 무려 500만대나 팔렸다. 특히 ‘위 피트(Fit)’는 지난 2007년 12월 1일 시판된 이후 일본 판매량이 300만대를 넘어섰다. 닌텐도의 저력은 재무상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닌텐도의 2008년 단체결산(單體決算·연결결산과 달리 단일회사의 결산) 매출액은 1조4400억엔이다. 물론 도요타의 12조8000억엔, 전자업체인 캐논의 2조8900억엔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사원 1인당 매출액을 따지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닌텐도는 9억8000만엔으로 10억엔에 육박해 도요타의 1억7400만엔에 비해 5배를 넘는다. 게다가 닌텐도 사원 1인당 당기 순이익은 1억3200만엔으로 도요타의 8배에 이른다.

 닌텐도는 기존 게임쪽 코어 유저인 남성이 아닌 여성 및 가족 위주의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또, 강아지를 키우고, 뇌를 단련하고, 영어를 배우고 요리를 만드는 등 지금까지 게임과는 관계가 없다고 여겨졌던 테마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소재들을 게임의 형태로 실현시켜 게임의 정의를 확대했다. 여기에 ‘터치 제너레이션’ 소프트웨어로 폭넓은 연령층에서 게임 숙련자나 초보자 모두가 흥미와 신선함을 느끼며 즐기도록 하는 ‘유저층 확대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전개했다. 이런 전략은 일본 시장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닌텐도 게임을 구매하는 지금까지의 게임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을 만들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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