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가 사회 전반에 확대되면서 정부 부처와 일선 기업마다 그린오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교적 비주류 마이너로 분류돼온 각 조직의 이른바 ‘G라인(Green: 환경·에너지·자원)’이 뜨고 있다.
대표적인 G라인은 1·19 개각에서 발탁된 안철식 지식경제부 제2차관(56). 안 차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 G라인이다. 사무관 부임 직후부터 옛 동력자원부에서 에너지정책과·해외자원과·석유수급과 등을 거쳤다. 동자부가 통폐합된 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 시절에도 원자력산업과장·가스산업과장·에너지산업심의관 등을 도맡았다. 이번 정부들어서는 지경부에서 에너지자원실장을 역임하며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등 MB의 녹색정책을 총괄, 일찌감치 요직 기용이 점쳐졌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지경부내서도 동자 라인(에너지·자원 파트)은 대표적인 기피 부서여서 동자부 출신들이 붙박이로 일해 와 산업·통상 라인쪽과는 인사교류도 없었지만 최근엔 우수 인재들의 근무 희망이 늘어 교차인사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로 전격 차출된 도경환 지경부 국장(49)도 전형적인 G라인이다. 지난 1996년 서기관 시절 통상산업부에서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총괄하며 에너지 분야와 인연을 맺은 도 국장은 이후 OECD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석이코노미스트와 가스산업과장·에너지자원정책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도 국장은 “빠르면 설 연휴 지나고 정식 발족될 위원회서 에너지팀장(국장)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도 국장 외에도 지경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과 등서 3명의 사무관이 위원회로 배속됐다.
민간기업도 상황은 같다. 지난 연말 SK에너지는 총괄사장에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인 구자영 사장(61)을 앉혔다. 입사 1년도 채 안된 외부인사(포스코·엑손모빌) 출신이, 그것도 4명의 총괄대표 후보 사장 가운데 가장 한직인 연구개발 및 기획 부문장에 불과했던 구 사장이 총괄사장에 오른 것 자체가 보수 성향이 강한 SK에너지의 기업문화에선 엄청난 충격이였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이 밖에 국내 최고 수처리 전문가로 지난달 코오롱건설 사장(환경부문)에 승진한 이주홍 사장(59)도 G라인의 대표 주자다. 롯데·태영건설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코오롱에 환경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입사한 이 사장은 코오롱건설 사장 외 환경시설관리공사 사장, 코오롱 워터&에너지 전략사업단장 등의 직함을 갖고 그룹내 각종 그린 비즈니스를 총괄한다.
이 사장은 “앞으로는 최고환경정책책임자(CGO)의 영역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시대”라며 “단순 환경 업무를 넘어 그룹내 각종 신성장 사업을 진두 지휘해야하는 게 CGO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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