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사장단 인사] 삼성전자 조직개편 향방은

 삼성 사장단 인사가 끝나면서 삼성전자 조직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났다. 디바이스솔루션(부품)과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세트)로 양분되면서 사업 조직은 대폭 슬림화했으며 하부 조직의 재배치도 이뤄지고 있다. 부문 수장이 바뀌면서 사업부장의 교체와 이동도 불가피하다.

경영총괄이 없어지면서 지원(스탭) 부서도 대폭적인 조정이 있을 예정이다. 경영 지원과 기술 총괄을 해체하고 본사 인력 대부분을 현장으로 보내는 현장 중심 조직으로 거듭난다. 서울 서초동 사옥에는 인사· 홍보 등 필수 인력만 남고 직원 대부분은 주요 사업부가 있는 수원과 기흥·화성·탕정 등으로 자리를 옮긴다. 기술총괄 소속 임직원도 현장 사업부와 기술원에 분산 배치한다. 이 밖에 오동진 북미 총괄 사장·이현봉 서남아총괄 사장 등은 현직에서 물러나는 등 해외 조직과 인사도 대규모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1일께 이를 골자로 하는 창립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문=개별 사업부는 그대로 존치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총괄의 영상디스플레이·디지털프린팅·생활가전사업부와 정보통신 총괄의 무선·네트워크·컴퓨터시스템사업부 등은 각기 독립부서로 운영된다. ‘사업부 책임 경영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김헌수 부사장(컴퓨터시스템 사업부장) 등 일부 전무·부사장급 임원은 ‘세대교체’가 유력시됐다.

판매와 생산을 분리한다는 국내영업사업부 조직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애니콜영업팀장을 제외한 전략유통영업팀장·B2B 영업팀장·전속유통영업팀장이 모두 물갈이된다. 국내영업조직을 아예 해체해 해당 사업부로 배치하는 안까지 흘러나와 조직 전체가 초긴장 상태다. 조직개편 후폭풍은 삼성전자 직영 전자전문대리점인 리빙프라자에까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문경 사장의 보직 변경 가능성도 대두됐다.

◇디바이스솔루션 부문=권오현 사장 보직이 ‘반도체총괄담당’에서 ‘디바이스솔루션부문 반도체사업담당’으로 바뀌면서 반도체사업조직도 한층 슬림화됐다. 기존 메모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를 단위 사업부로 통폐합하거나 메모리와 시스템LSI사업부가 팀 단위로 존재할 것으로 점쳐졌다. 반도체총괄 내 전략마케팅팀의 일부 역할이 전사 조직과 합쳐지면서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사업부는 조직 개편에 맞춰 전체 반도체 임원 중 평균 30% 이상 인력이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보다 온양 반도체 사업장 임원급 인력의 대거 조정이 불가피하다.

LCD 총괄도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HD LCD와 모바일 LCD 사업부로 나뉘어진 양대 사업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구도다. 모바일LCD 사업부가 관장하던 휴대폰·디카·내비 등 중소형 LCD 사업은 이미 자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옮겨진 상태다. 모바일LCD 사업부에 남아 있는 노트북용 LCD 패널 사업을 TV·모니터용 제품과 합쳐 ‘LCD 사업부’로 통폐합해 신임 장원기 사장이 전부 떠맡는 것이다. 노트북용 LCD사업조직은 분산 재배치 작업에 벌써 돌입했다. 일부 임원급의 용퇴도 불가피해 보인다.

마케팅·구매·연구개발(R&D) 등 핵심 조직들도 대폭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HD LCD와 모바일 LCD로 이원화한 마케팅 조직은 두 사업부 통합과 함께 역시 하나로 합쳐질 게 유력하다. 특히 구매 조직은 지난해 중국 생산법인이 처음 그룹 경영진단을 받은 결과가 개편 방향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점쳐진다. 구매 조직의 국내외 사업장 전환 배치가 대규모로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LCD 기술센터와 차세대 연구소로 나뉘었던 R&D 조직도 통폐합이 유력한 상황이다.

안수민·강병준·서한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