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 통신장비업체 노텔네트웍스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해 말 나돈 파산설을 일축하며 대규모 감원과 사업부(메트로이더넷) 매각 등 위기 탈출과 재기를 위해 진행했던 노텔의 자구 노력은 일단 무위로 돌아갔다. ▶관련 기사 6면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14일(현지시각) 노텔이 재정 압박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노텔의 파산보호 신청은 15일까지 1억700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이뤄졌다. 지난해 9월 30일 현재 이 회사의 부채는 63억달러다. 2011년에 만기가 되는 채무는 10억달러에 이른다.
노텔 측은 “다양한 방안을 충분히 검토했지만 현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할 때 파산 신청이 장기적으로 최적의 조치”라고 밝혔다. 또 “향후 포괄적인 비즈니스·재무 구조조정에 나서 핵심 역량 중심의 건전한 재무구조와 경쟁력을 확보, 파산보호 상태를 벗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워낙 심각해 기업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노텔의 회생과 생존 가능성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각에서는 통신장비 분야 경쟁사의 노텔 인수를 조심스럽게 점쳤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텔은 지난 2000년 통신·인터넷 붐을 타고 시장 가치가 2500억달러에 육박하며 캐나다 증시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핵심 네트워크 장비의 판매 부진과 신용 경색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 가치가 2억7500만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달러 미만에 거래되며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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