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의 메카 `G밸리`]인터뷰-김관택 케이엘피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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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20일(현지시각)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취임식이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우리 G밸리 기업 중에 이 행사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한 회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시계 제조회사인 케이엘피코리아. 이 회사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기념시계를 만들어 납품했다. 김관택 케이엘피코리아 사장을 만나 어떻게 된 사연인지 들어봤다.

 “미국인의 취향과 체형에 맞는 디자인과 차별화로 인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1999년 클린턴 시계를 만들게 됐고, 그 인연으로 부시와 오바마 대통령 기념시계도 만들게 됐지요.”

 김관택 사장은 미국 대통령과 시계로 얽힌 사연을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는 시계 제조회사가 없기에 기념시계를 만들 수 있는 외국 회사를 찾던 중 우연히 케이엘피코리아가 기회를 잡게 됐다. 10년 전 맺어진 인연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19년째 시계사업을 하고 있는 김 사장의 장인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반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얼마나 좋은 부품을 썼는지 모르지만, 회사의 이름을 걸고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팔목이 두꺼운 서양사람들을 위해 시계줄도 보통 것보다 길게 만들어주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기에 항상 좋은 반응이 돌아오곤 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기념시계를 만드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비밀유지를 위해 G밸리 사무실에서 직접 조립을 했으며, 친필사인을 팩스로 받아 그대로 따라 그려 시계에 새겼다. 배송을 위해 시계가 공항을 통과할 때도 담당자들이 의아해했지만, 관련 서류를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김 사장은 미국 대통령 시계를 만든 장인답게 자부심을 보였다. “한국시계도 스위스·일본 제품처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시계사업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의 시계 부품회사는 대부분 휴대폰 부품업체로 변신했고, 지금은 살아남은 시계 제조사도 거의 없다”면서 “G밸리에도 우리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늘부터 시작해 각종 부품에 필요한 정밀 가공 기술력이 우리나라에 딱맞는 산업인데도 지금은 산업 자체가 죽어버렸다”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새겨진 시계가 한국에서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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