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업계가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만을 선택해서 보고 요금을 내는 방식인 ‘알라카르테(A La Carte)’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알라카르테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방통위·IPTV업계와 치열한 논리 공방이 예상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PTV사업자들은 오는 3월말까지 순차적으로 알라카르테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고 방송통신위원회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에게 제도 도입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라카르테는 채널단위 과금방식을 사용, 시청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 옥석가리기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부분의 SO들은 수차례 내부 검토를 거친 후 알라카르테의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상파와 몇개 채널 이외에는 경쟁력이 높지않아 자칫 PP·방송콘텐츠의 전반적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한 SO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지상파와 몇개 채널 이외에는 시청자에 대한 노출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 뻔한 상황”이라며 “전반적 PP의 위축은 결국 SO들이 콘텐츠 차별화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라고 말했다.
알라카르테가 PP의 위축에만 그치지 않고 SO들에게 직접 피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무전송 채널에다 한 두개의 채널만을 추가로 원하는 시청자까지 서비스하기에는 수익에 비해 시스템 관리비용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SO 관계자는 “정말 많은 우량 채널이 있거나, 수익모델이 광고가 아닌 수신료 기반으로 전환되지 않은 상황에서 알라카르테 도입은 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며 “1만원에 50개 채널을 보던 사람이 5개 채널만 선택한다고 해서 요금이 1000원으로 떨어질 수도 없는 만큼, 가격인하 효과도 그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알라카르테의 결정권이 없는 PP업계의 우려는 더 큰 편이다. 이들은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PP의 위축이 불가피하고 국가 방송영상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자는 큰 취지에도 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최근 IPTV의 알라카르테 도입으로 제도 관련 논의가 많아졌지만,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06년부터 이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알라카르테 가입자 수는 5만5000명 수준으로 전체 가입자의 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회사는 알라카르테 상품과 함께 20가지가 넘는 다양한 채널 편성을 갖춘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은 패키지 상품을 잘 고를 경우 알라카르테와 비슷한 가격으로 더 많은 채널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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