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송·통신 역사상 처음으로 방송계와 통신계 인사가 지난 금요일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사안에 따라 산발적인 만남은 가져왔지만, 한 집안이 된 후 ‘대소가(大小家)’가 함께 한 ‘가족 모임’은 처음이다. 일가(一家)로써 뜻과 이상을 같이할 사실상의 첫 인사의 장이라는 점에서도 뜻깊은 자리였다.
사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방송통신 분야엔 굵직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통신계는 통신계 대로, 방송계는 방송계 대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서로가 서로의 ‘가문과 가업’을 잘 몰랐던 상황에서 함께 새로운 가업을 세우기 위해,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 왔다.
신년인사회에서 방송계 인사들은 통신계의 거대한 가계(家系)와 결집력에 놀라움을 표하며 ‘방송통신’이 아니라 ‘통신방송’이라고 순서를 바꿔 불러야겠다는 입을 모았다. 통신계 인사들 또한 방송계의 높은 위상을 실감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래서인지 방송계와 통신계는 이날, 서로가 서로를 치켜세우며 내심 흐뭇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는 방통과 통방이 진정 융합하는 첫해다. 그 첫 단추가 방통계 거물급 인사를 포함 500여 명이 대거 참석한 이번 신년인사회다. 기대했던 이상으로 잘 끼워졌다. 더욱이 이날 모임은 두 집안이 하나로 합치면서 가업 승계·족보·집안 땅 등의 문제로 서먹해진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게 됐다.
방송과 통신융합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조류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우리 정부조직도 그 흐름에 편승했다. 방송계와 통신계는 싫든 좋든 이제 한 식구가 됐다. 시장을 함께 키우고 수출에도 협력해 ‘가계 소득’을 높여야 집안을 꾸려나갈 수 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니 국가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여에도 방송통신계는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IMF 당시 통신업계는 CDMA 신화를 통해 시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했고 방송업계는 코리아 브랜드를 세계 곳곳에 심어놓으며 재도약의 희망을 지켰냈다. 그리고 2009년 전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방송통신인들은 통신과 방송의 새로운 융합 모델을 앞세워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전 세계는 지금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의 과정은 새로운 성장모델을 출산하기 위한 산고다. 이미 잉태한 ‘통방, 방통’이 순산할 수 있도록 우리도 힘을 모아야 한다. 기존 틀은 잊어야 한다. 융합시대에는 글로벌 통방기업과의 경쟁이 필연이기 때문이다.
신년인사회 행사장에서는 휴대폰과 TV가 합쳐져 생활 속으로, 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영상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 퍼포먼스는 행사에 참석한 관계·정계·학계·산업계 인사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간 다소 불협화음을 냈던 방송과 통신이 진정 하나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IMF 위기 극복의 최선봉에 섰던 통신의 돌파력과 전 세계 ‘한류 열풍’의 기반을 제공한 방송의 지혜가 화학적으로 결합해, 경제위기 극복의 핵심동력으로 승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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