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09년이 시작됐다. 영화계에서는 연초가 한 해의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특히, 올해는 영화가 대목 중의 하나인 음력 설이 1월에 속해 있는만큼 1월 흥행 성적에 따라 2009년 흥행 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올해 흥행 성적을 예측하기 전에 선행해야 할 작업이 있다. 지난 2008년 성과를 정리하는 것이다. 지난해 ‘맛있는 영화’에서 다양한 영화가 소개됐지만 결산을 하지는 못했다. 이에 올해 새로이 생긴 코너에서 결산하고자 한다. 연말에 끝내지 못하고 2009년까지 업보를 끌고 온 게으름을 이해주기 바란다.
지난 2008년은 영화계에서는 그리 반길 만한 해는 아니었다. 한국 영화계로선 더욱 그렇다.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영화 쪽에서는 돈맥이 막히는 조짐이 보인 시기였다. 이는 전체 영화 관객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극장 체인 CGV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관객은 1억4917만명으로 작년 대비 5.3%가 줄었다. 특히, 정점이었던 2006년(1억7500만명)에 비해서는 10% 이상이 줄어든 수치다. 이 가운데 서울 관객은 4810만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4% 줄어드는 데 그쳐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게 있다면 연말이던 12월 관객이 대폭 증가했다는 점. 지난해 12월 전국 총관객 수는 1427만6816명을 기록, 전월 대비 51.3% 증가했다. 이달 한국 영화 점유율은 전국 관객 수 기준으로 46.9% 기록해 평년 수준이었다.
이렇듯 흥행 수치가 좋지 않았던 이유는 2008년에는 예년에 비해 흥행 대작이 많지 않았다는 데 있다. 초반에는 ‘놈놈놈’ 등 대작이 존재했지만 이후 흥행을 견인할 만한 대작은 자취를 감췄다. ‘추격자’ ‘맘마미아’ 등 일부 흥행작이 있었지만 영화계 침체를 타개할 만한 대작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본격적인 침체 시기가 도래한 것인 아닌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몇 년간 이어졌던 거품이 걷히고 영화 쪽도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해외 영화는 대박 작품이 간간이 나왔지만 한국 영화는 추세를 뒤집을 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더 큰 문제는 2009년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는 데 있다. 금융 위기로 인한 실물 경제 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1월 현재 기획 단계에서 무산된 작품이 3편 이상 된다”며 “이는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영화계에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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