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시장 DRM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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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시각)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콘퍼런스에서 애플의 필립 쉴러 마케팅 수석부사장이 DRM프리 정책과 17인치 신형 맥북프로 등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AFP연합뉴스>

 미국 최대 디지털 음악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이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을 푼다. 이에 따라 저작권 보호를 위해 도입된 DRM 정책이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필 쉴러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에서 아이튠스에 있는 모든 디지털 음악을 DRM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쉴러 부사장은 “주요 음반 업체들과 합의해 오늘부터 800만곡을 DRM없이 제공하고 3월 말까지 200만곡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음반 업계는 그동안 저작권 보호를 위해 DRM 사용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초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디지털 음악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DRM을 없애야 한다’며 음반 업계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 이후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마침내 세계 4대 음반 업계의 동참을 이끌어 낸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EMI 음악만 DRM없이 제공했다. 유니버셜뮤직, 소니BMG, 워너뮤직은 DRM을 고수했다. 음반 업계의 이번 태도 변화는 DRM이 시장 개척 및 수익 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으로 해석돼 다른 콘텐츠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애플의 DRM 폐지로 가격에도 변동이 생겼다. 음반 업체들의 결정에 따라 곡당 69센트, 99센트, 1.29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DRM 해제에 따른 손실을 우려한 음반 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은 음질 등에 따라 차별 책정된다.

 한편 이번 맥월드에선 치료 중인 스티브 잡스 CEO를 대신해 부사장이 기조 연설을 맡았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및 일부 노트북 외에 이렇다할 신제품을 보여주지 못해 ‘잡스도 없고 뉴스도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DRM이란=‘디지털 저작권 관리(Digital Rights Management)’의 줄인 말.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사진·음악·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불법복제와 무단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이 크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DRM 개념은 이런 배경에서 도입됐는데, 암호가 내장돼 파일 자체를 복제해도 인증받지 못한 사람은 쓸 수 없도록 사용에 제한을 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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