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R&D투자 늘린다

  세계 무대를 뛰는 부품·장비기업들이 올해 산업 경기악화에도 불구, 오히려 연구개발비 지출을 늘리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경비는 줄이더라도 기술개발만은 지속, 고부가제품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소기업이 살길은 오로지 기술 뿐’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엠더블유, 아이엠, EMW안테나, 고영테크놀러지 등이 올해도 연구개발 활동에 주력, 관련 비용 지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동통신 부품업체인 케이엠더블유(대표 김덕용)는 해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 지출을 늘려왔다. 그 비율을 살펴보면 2006년 5.66%에서 2007년에는 6.24%로 증가했다. 지난해도 100억원을 쏟아부어 매출액의 7% 이상을 투자했다. 케이엠더블유는 올해 120억∼13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 CDMA·GSM·와이맥스 관련 RF부품 시장에서 치고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미국·일본 등 해외시장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유대익 케이엠더블유 부사장은 “단품이 아니라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력·원자재 등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선 저가 전략이 아니면 오히려 기술 개발에 집중, 회사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DVD 광픽업 세계 1위 회사인 아이엠(대표 손을재) 역시 다른 경비 지출에는 인색해도 연구개발비만은 늘린다는 방침이다. 연구인력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면서 기술경쟁력을 높여, 경쟁사들이 주춤한 사이에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20% 확대한 데 이어, 올해도 20% 이상을 늘릴 계획이다.

휴대폰안테나업체 EMW안테나(대표 류병훈)는 해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15%선으로 유지해왔다. 올해도 이 같은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해마다 휴대폰안테나 관련 특허를 70∼80건 출원하면서 기술개발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지난해도 90건에 가까운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중 30여건이 등록을 받았다. 류병훈 EMW안테나 사장은 “중소기업이 비용 때문에 특허출원에 소극적일 수 있지만,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연구개발비 지출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3차원 솔더페이스트 검사장비 세계 1위 회사인 고영테크놀러지(대표 고광일)는 지난해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올해도 꾸준히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장 위주 정책을 펼치기 위해선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이어야 하고,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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