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 안방 내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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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꿈의 기술로 불리던 클라우드 컴퓨팅이 어느덧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지만 우리 업체들의 진입 속도가 더뎌 자칫 해외 기업에 안마당을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산업의 특성상 몇몇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기업의 IT인프라 대부분을 해외 기업에 의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가는 해외 기업=미국 IBM, 구글, 아마존, MS, 선 등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와 솔루션을 선보였다. 아직 기업 고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스가 아마존 서비스를 이용해 100년이 넘는 기간의 신문기사 PDF 서비스를 저렴하게 해결하는 등 일부 성공사례가 나타났다.

 국내에 지금까지 소개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중 HW 인프라는 물론 이를 구현하는 SW 플랫폼과 서비스 역시 외산 일색이다. 뒤늦게나마 올해 국내 클라우드 산업화 논의를 위한 협·단체를 설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것 역시 외국계 기업에 대부분의 정보를 의존하는 상황이다.

 ◇고유 영역 찾아야=컴퓨팅 분야에서 IBM, MS 등에 뒤진 국내 기업이 무조건 해외기업을 좇기보다는 작더라도 현실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의중 삼성SDS 수석연구원은“클라우드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아 대기업도 단독으로 진행하기 힘든 사업”이라며 “국내 업체가 각기 특화된 킬러애플리케이션을 찾은 후 협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가능한 ‘보안SW’ △휴대폰 분야 강점을 살리는 ‘클라우드 단말’ △게임, 웹2.0 등 창의적인 비즈니스 창출을 지원하는 ‘응용SW’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를 활용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상동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팀장은 “클라우드는 과거와 전혀 다른 환경으로 바뀌는 것이어서 보안이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며 “보안전문업체와 IT대기업이 협력한다면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제도 정비 서둘러야=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 및 지원책도 요구된다. 해외 사업자가 제공하는 클라우드에 국내 기업의 주요 데이터를 보관할 경우에 법적 책임 및 보안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프랑스 정부가 정보 유출위험을 이유로 자국 공무원들에게 미국·영국에 통신서버를 둔 스마트폰 ‘블랙베리’ 사용 금지령을 내린 것이 일례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A사 대표는 “기술 개발에 우선 순위를 두다 보니 아직 실제 비즈니스로 나아가는데 법적 걸림돌이 없는지에 대해 확인하지도 않았고, 또 마땅히 알아볼 곳도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앞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클라우드 컴퓨팅이란=사용자가 직접 IT자원을 보유하는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클라우드’로 불리는 외부 IT 인프라의 HW와 SW를 이용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규모에 맞춰 필요한 IT자원을 쉽게 확장, 축소할 수 있어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메릴린치는 관련 비즈니스 및 애플리케이션 시장 규모가 2011년 9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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