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과 인천의 로봇랜드사업이 확정되면서 두 개의 테마파크에서 쏟아질 로봇콘텐츠 수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봇랜드는 로봇 연구시설과 기술개발, 제품 등을 한곳에서 보고 체험하는 로봇테마파크로 인천, 마산 로봇랜드는 각각 서비스용과 산업용 로봇에 초점을 맞춰서 조성된다. 로봇에 특화된 테마파크는 해외에서도 아직 전례가 없어 로봇랜드에 들어갈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두 도시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인천은 약 1250억원, 마산시는 667억원을 콘텐츠 기획과 로봇구매, 전시설비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마산시는 콘텐츠 예산 중에서 로봇구매비로 310억원을 배정했다. 인천시는 2012년까지 서비스 로봇 340종을 구매해서 테마파크에 투입키로 했다. 두 로봇랜드에서 적어도 1000억원 정도의 신규 로봇수요가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로봇랜드는 한번 설비투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식상하지 않도록 매년 로봇재고량의 20∼25%는 신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관람객이 테마파크에서 신형로봇을 실제로 만져보고 즉석에서 구매하는 마케팅 효과도 기대된다. 서비스 로봇업계로서는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은 “로봇랜드 사업이 초기 로봇시장에서 지속적인 로봇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서비스 로봇시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일부 전시기획 전문가들은 로봇랜드 사업에서 콘텐츠 예산비중이 아직도 낮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테마파크인 도쿄디즈니랜드, 디즈니씨 등은 토지비용을 제외한 전체 공사비의 20%를 기획, 디자인, 캐릭터 개발 등 전시 콘텐츠 비용에 투입했다. 마산과 인천 로봇랜드가 로봇콘텐츠 개발 예산에 있어 아직까지 일보 도쿄디즈니랜드 예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시기획사 와일드옥스엔터테인먼트의 김혁 사장은 “요즘 관람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로봇테마파크의 초기 기획과 콘텐츠 개발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고 충고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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