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위기에 빠진 자국의 D램 산업 지원을 위해 2000억대만달러, 우리 돈 약 8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조성키로 했다고 6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대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위한 구제 금융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후 구체적인 예산 배정액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경제부 시 예시앙 차관은 “예산액의 절반 가량이 의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나머지 금액은 심사하고 있다”면서 “예산을 국가발전기금에 투입해 반도체 기업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펀드를 통해 반도체 기업의 지분 직접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의 구제 금융을 얻기 위해 대만·일본·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대만 정부가 자금 지원 조건으로 기업 합병과 기술 이전을 내세우고 있어 D램 장기불황으로 자금을 수혈하려는 일본, 미국 반도체업체들이 대만 업체와의 합병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대만 2위 반도체 업체인 난야테크놀러지는 빠르면 이번 주 미국 마이크론과의 협력을 골자로 한 기업 구조조정안을 만들어 정부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1위 업체인 파워칩은 일본 엘피다와 합병안을 대만 정부에 이미 제출했으나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워칩과 엘피다는 곧 수정안을 만들어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대만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 반도체 구제 금융에 나서겠다고 공식화한 후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는 합병과 재편의 바람이 불었다. 월스트리트는 지난해 대만 D램 산업이 1200억대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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