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기관장에게 듣는다]이진옥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Photo Image

 언제나 그렇듯 새해는 희망의 존재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 IMF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저력을 기반으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지혜를 모으고 있다. 지방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지역 중소·벤처산업계를 지원하고 있는 기관들이 예산 조기 집행과 일자리 창출 등을 내세워 어려운 경제 현실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은 지역별 산학연의 새해 중점 시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산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편집자주>

 “가장 우선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려 합니다. 특히 시 예산 130억원을 투자해 지역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종합 지원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이진옥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은 올해 역점 사업으로 경제활성화사업을 꼽았다. 최근 악화된 국내외 경제 여건으로 지역 기업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확보한 시비 130억원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다른 지자체에는 좀처럼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을 위해 대전시가 용단을 내렸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대전테크노파크는 첨단기술상용화사업, 유망산업 및 전통산업 등을 육성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첨단기술상용화사업은 크게 ‘선도산업 육성을 위한 스타기업 첨단기술상용화지원사업’ ‘신기술창업지원사업’ ‘테스트베드시범사업’의 3대 사업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기업지원사업은 대다수 개별 기업이나 사업별로 필요한 분야의 경비를 직접 지원하는 형태였습니다. 올해부터 지원 방식을 바꿀 것입니다. 첨단기술상용화지원사업은 산학연이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의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디자인에서 컨설팅, 마케팅 등 종합적인 지원이 이뤄지는데, 이때 소요되는 지원금은 앞으로 개별 기업이 아닌 해당 지원기관들에 주어질 것입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지원 방식은 과거 일부 개발기업에서 예산 남용으로 문제가 됐던 모럴 헤저드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발 업체를 지원하는 업계도 활성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스타기업 육성뿐만 아니라 지원업체들도 동반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 지역은 앞으로 신재생 에너지 연구개발(R&D)의 허브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진정한 기술개발 근원지가 되는 셈이지요.”

대전시 경제분야 국장을 두 번씩이나 지낸 이 원장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해박한 식견이 있다. 대전지역은 다른 곳과 달리 대덕특구 내 풍부한 R&D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만큼 관련 육성 분야도 확연히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직접 창출하고 공급하는 역할보다는 R&D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원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축,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에 대한 세부 비전을 도출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덕테크노밸리에 둥지를 튼 웅진에너지에 이어 앞으로 입주하게 될 두산중공업이 대덕을 이끄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전통산업의 첨단화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지역 내 타월, 식음료 등 전통산업을 10개군으로 분류하고, 대덕특구 내 바이오 및 나노 등 첨단 기술과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1차적으로 전통산업 분야별 관계자들과 이와 연관이 있는 연구원, 대학교수 등이 함께 만나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소규모 기술교류회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만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이는 곧 전통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전테크노파크가 새로 도입한 성공부담금 제도도 눈에 띈다. 이 제도는 시비를 투입해 성공한 기업에 대해서는 당초 시가 지원한 비용의 50%를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일정부분 성공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원장은 “앞으로 이 제도가 정착되면 기금화해서 이를 바탕으로 지역 내 후발 기업에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선순환 사이클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