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국무회의···"장관들, 할말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30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정길 대통령실장, 각 부 장관들과 위원장 등이 차례차례 올해를 결산하는 발언을 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니 한마디씩 하라’는 주문에 따른 것이다. 장관들은 신상발언부터, 올 한해에 대한 소회, 가슴속 묻어둔 말을 한마디씩 꺼냈다. 대부분 반성과 위기극복을 위한 속도전을 다짐했다.

제일 먼저 발언에 나선 안병만 교육과학기술장관은 ‘잠과의 전쟁’을 토로했다. “장관이 된 이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버리기 어려워 고생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경제위기로 인해 가장 바빴던 강만수 장관은 “과거 왕조시대 호조판서를 포함해 역대 재무책임자로서 가장 돈을 많이 써본 사람에 속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원없이 돈을 써본 한해였다”면서, 경제위기에 따른 기획재정부 장관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과거보다 집단행동이 많이 자제되고 노사문제도 어느 때보다 안정된 한해였다”고 평가한 뒤, “촛불시위 때 100여일 간 동분서주했는데 그래도 잘 극복이 됐다. 경제위기 속에서 박진감 있는 대처를 해 국민이 호응하고 있는데 이런 대처가 진작 있었으면 하는 반성을 해 본다”고 소회했다.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은 “우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정의 틀을 유지하면서 내년을 앞두고 속도전을 펴고 있고 녹색성장 등 미래비전도 제시하면서 비대한 군살을 제거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안팎의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작지만 의미있는 시책들에 대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여러 이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며 반성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해외에 나가보면 외국보다 우리가 우리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감을 갖고 대응하면 어려움을 이길 수 있다”는 발언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내년 1월1일이 새출발점이라는 각오로 뛰자. 각자 자기자리서 열심히 해서 이 대통령에게 짐이 되지 않고 힘이 되는 각료가 되자”고 다짐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올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45개 주식시장 가운데 우리가 10위의 성적을 올렸다. 시장 패닉이 상당부분 진정됐고 내년에는 기축년인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지난 1년을 회고하면 후회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 그러나 발전하는 조직은 어려움 속에서 배우는 조직이다.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무위원들을 위로했다.

김상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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