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이 마무리된다. 업계 중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곳이 없지만 신재생에너지업계는 올해 특히 높아진 환경·녹색 분야에 대한 관심과 쏟아진 정책으로 요란한 한때를 보냈다. 2009년을 맞이하기 직전 올해 에너지 업계 이슈를 그 내용을 가장 잘 나타내는 숫자로 정리해본다.
◇10, 8.4, 30.2=올해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단연 지난 10월부터 8.4(소용량)∼30.2(대용량)% 인하된 태양광발전소의 발전차액 기준가격이다. 아직 경제성이 높지 못한 태양광발전사업자들로서는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정부가 계획을 발표한 올해 초부터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전개했지만 결국 정부안이 관철됐다. 10월 이전에 건설 및 상업발전 신고를 마치면 이전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8∼9월 간 수백 개 이상의 태양광발전소가 한꺼번에 건설되기도 했다. 게다가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일부 남부지방에 과도하게 몰리자 해당 지자체는 향후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2, 48, 32.6=‘원자력발전소를 얼마나 더 지을 것이냐’도 업계의 큰 관심거리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발표한 이후, 에너지 효율 및 발전원별 비중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고 이는 탄소배출이 거의 없고 에너지효율도 타 에너지원에 비해 높은 원전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이어졌다. 결국 지난 가을 발표된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12월 28일 확정된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2년까지 총 12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계획된 8기에 신규 4기를 추가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총 발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48%가 돼 국내 발전량의 절반 가량을 원전이 담당하게 된다. 발전원별 설비 비중도 2008년 24.8%에서 32.6%로 높아진다.
◇99.9999999=올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서 가장 주목받은 소재는 태양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분야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으론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 양산에 성공한 동양제철화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6년 동양제철화학이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선언할 당시 99.9999999% 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해야 한다는 ‘나인나인’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동양제철화학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올해 폴리실리콘 누적수주액 100억 달러를 일찌감치 돌파했다. 동양제철화학에 이어 KCC·LG화학·삼성석유화학·한국실리콘 등도 잇따라 ‘나인나인’ 장벽을 넘어 폴리실리콘 산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발표해 2008년 이후 이 분야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시장 경쟁도 한층 격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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