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PC "내가 한물 갔다고!"

 데스크톱PC 수익률이 노트북을 앞지르고 있다. 노트북에 비해 경쟁업체가 적고, 수급하는 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고환율의 여파를 덜 받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업체의 매출액 대비 수익률에서 데스크톱PC가 노트북을 추월하고 있다.

 데스크톱PC 시장은 브랜드PC는 물론, 용산을 주축으로 수많은 조립PC 업체가 난립하며 ‘레드 오션(경쟁이 극심한 시장)’으로 치부돼 왔다. 평균 단가가 높은 노트북이 데스크톱에 비해 이익이 높고, PC시장을 노트북이 주도하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올해부터는 데스크톱 시장의 성장세가 본격적으로 꺾이며 매 분기마다 전년 대비 출하량이 줄어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김종서 삼보컴퓨터 사장은 “데스크톱PC의 수익률이 노트북을 상회하고 있다”며 “환율 상승으로 인해 자재 구매의 해외 의존도가 낮은 데스크톱이 노트북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트북은 부품을 거의 전량 해외에서 사오지만 데스크톱은 이에 비해 10%가량 의존율이 낮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전자,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력 운용 및 마케팅 비용 등에서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엄격히 나눠 집행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이익률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데스크톱PC의 이익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데스크톱PC 시장의 경쟁이 노트북에 비해 덜 하다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노트북PC는 성장하는 시장을 두고 30여개의 브랜드가 우열을 다투고 있다. 국내 업체 및 외산 업체가 성수기에는 수십 종의 신제품 노트북을 쏟아내며 경쟁한다. 이에 비해 데스크톱PC 업체의 수는 절반 수준이다.

 주연테크 등 데스크톱PC를 주로 판매하는 업체의 하락과, 용산의 침체도 한몫했다는 평이다. 이들은 주요 PC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워 떨어지는 브랜드력, 서비스망에서도 시장을 지켜왔지만 고환율로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하락세가 뚜렷하다.

 실제 한국IDC에 따르면 삼성·LG·삼보 주요 PC업체 3사의 데스크톱PC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55%에서 올해 2분기에는 60%로, 지난해 3분기 58.5%에서 올해 3분기에는 61.2%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몇년 전만해도 데스크톱PC 시장이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외산 업체가 노트북에만 관심을 쏟고, 최근 들어 조립PC 시장도 침체를 겪으며 최근 틈새 아닌 틈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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