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곤 엔도어즈 이사에게는 ‘명장(名匠)’이라는 호칭이 붙는다. 수많은 개발자가 혼신을 다해 좋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업계에서 뚝심을 갖고 계속 명작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열린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개발자상을 받은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더욱이 김 이사가 개발을 총괄한 ‘아틀란티카’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 이사는 “턴 방식 전략전투라는 새로운 기획으로 접근한 ‘아틀란티카’가 이렇게 값진 상을 받게 되니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독특한 방식 때문에 개발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끝까지 믿고 함께 한 엔도어즈 가족들에게 가장 크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틀란티카는 좀 독특한 게임이다. 실시간 전투가 대세인 온라인게임 시장에 마치 바둑이나 체스처럼 교대로 공격과 수비를 하는 턴 방식 시스템을 도입한 모험이 눈길을 끈다. 김 이사는 이를 “손만 피곤하지 않고 머리를 쓰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아틀란티카는 배경도 남다르다. 많은 게임이 중세 판타지나 무림을 배경으로 하지만 아틀란티카는 실제 지명과 인물이 나오고 역사 지식도 전수한다. 아틀란티카는 세계 각국에서 모험을 펼치지만 시작은 누구나 한반도에서 출발해야 하는 점도 게임을 문화 전도사로 여기는 김 이사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김 이사는 대학교 2학년이자 고작 만 스무 살인 지난 1992년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올해로 16년이 넘은 셈이다. 그는 1996년 ‘충무공전’을 시작으로 1997년 ‘임진록’과 2000년 ‘임진록2’를 거치면서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부터는 온라인게임으로 방향을 바꿔 ‘거상’이라는 뛰어난 경제 시스템을 갖춘 명작을 개발했다. 2003년 엔도어즈에 합류한 김 이사는 그해 ‘군주’를, 2005년 ‘타임앤테일즈’를 만든 후 지난해 아틀란티카를 내놓았다.
1세대 게임 명장들이 하나의 빅 히트작을 내놓고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에 김 이사는 작품성은 물론이고 흥행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틀란티카는 국내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독특한 발상에서 출발한 명작은 국경을 넘어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진리를 새삼 떠오르게 한다. 중국에서는 최우수외국게임상을 받았으며 미국에서는 유명 온라인게임 커뮤니티에서 기대작 1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김 이사는 “개인적으로 늘 새로운 것이 아닌 다른 것 안에서의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게임 업계의 젊은 명장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장동준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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