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 Biz](46) 백만기 오이스터픽쳐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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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가 있는 아이스 볼.’

 백만기 오이스터픽쳐스 사장은 와인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어떤 딱딱한 분위기도 살며시 녹아내리게 하기 때문이다. 카피라이터 출신답게 그의 표현력은 오감을 자극한다.

 “어릴 적 구슬치기를 즐겨했어요. 대단한 보물인 양 바지 주머니마다 구슬 한 주먹을 넣고 다니며 친구 둘, 셋만 모이면 으레 구슬치기 판을 벌였죠. 지금에서야 생각을 더듬어 보니, 이 역시 작은 비즈니스였습니다.”

 그는 갑자기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며 이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슬이 아니라 친구 즉, ‘사람’이라고 말했다. 구슬이 많으면 일등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이는 어른들의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교류하며 서로 목적에 맞는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비즈니스입니다. 아이디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짧은 광고 한 편도 바탕은 사람 사는 이야기에 두고 있어요. 그것을 빗나가면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허무맹랑한 광고가 됩니다.”

 백 사장은 와인 역시 ‘사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사람과 함께하는지에 따라 와인의 선택은 달라진다. 전에 마셔 보고 좋은 와인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추천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맛이 아니었다고 한다.

 “자신의 이미지를 향으로 대신해주는 향수처럼 사람마다 어울리는 와인이 있습니다. 와인에는 함께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담기고, 분위기가 더해져 마음으로 느껴지는 맛이 달라집니다.”

 그는 사람이 핵심인 비즈니스와 와인이 만날 때 상대방에게 어울리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능통한 비즈니스맨의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명절이나 연말에 중요한 고객에게 와인과 함께 손수 쓴 편지를 선물한다. 그 편지에는 와인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고 고객과 관계를 주로 담는다. 세심한 배려가 녹아든 선물은 단순히 술을 넘어 마음을 전한다.

 백 사장은 1998년부터 와인과 친해져 벌써 20년 지기가 다 돼간다며 좋은 와인이나 사람은 마치 묵은지나 청국장같이 잘 익어야 제맛이 난다며 웃는다.

 그는 그저 그런 것이나 혹은 적당한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도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섬세한 묘사가 가능한 맛을 지니고 있어서란다. 그는 라벨로 봤을 땐 칠레나 호주 같지만 실제로 프랑스 와인인 ‘프레미우스(Premius)’를 오늘의 와인으로 추천했다. 상품의 특징을 녹여낸 짧지만 임팩트 있는 광고처럼 와인 라벨에는 그들의 역사와 특성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미우스는 최근 라벨을 새롭게 선보였어요. 소비자는 전통과 함께 세련된 스타일이 느껴지는 와인 라벨을 좋아한다는 조사를 토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보수적인 와인 세계에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어서 한번 더 눈길이 갔죠.”

 백 사장은 “가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와인과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안주를 찾는다”며 “새로운 시도로 영감을 찾는 즐거움을 느껴보라”고 귀띔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백만기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프레미우스

빈티지: 2006

생산국 및 지역: 프랑스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멀로, 카베르네 프랑, 카베르네 소비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