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장 가능하도록 모든 노력 기울이겠다.”
16일 정부가 2009년 경제운용방향 보고회에서 내놓은 새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 3% 내외는 고심끝에 나온 수치다. 이 역시 전망이 아니라 목표치로, 객관적으로 보면 2%대지만 경기부양 노력이 효과를 발휘했을 경우를 전제한 것이다.
정부는 9월 30일 당초 예산안을 발표할 때만 해도 내년 성장률을 5%로 봤지만 금융위기의 파고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10월말 수정예산안에서는 4%(3.8∼4.2%)로 하향했다.
그러나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하고 국내외 연구기관이 성장률을 앞다퉈 하향조정하면서 정책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기 제기되자 정부는 한달 반만에 다시 3% 내외로 끌어내렸다.
육동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2% 정도로 어렵다는 인식은 (한국은행 등 타 기관들과) 같이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규제완화,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 노력이 조기에 선제적으로 시행된다면 경제를 상당히 떠받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성장률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둔화로 당장 나타나 내년 우리경제의 수출(통관) 증가율은 0%,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칫하면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우려도 있는 수치다. 다만 원자재 가격 하락과 내수 위축으로 내년 수입 증가율은 마이너스 5%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는 60억달러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올해 60억달러 적자에서 내년 100억달러 흑자로 전환한뒤 2010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투자도 위축되어 지난해 7.6%에 달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0%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건설투자 증가율은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 확대 및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4대강 유역 정비 등으로 인해 올해 마이너스 1%에서 내년 2% 중반으로 다소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사정은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취업자 증가수의 경우 지난해 28만2000명에서 올해 15만명 수준으로 급감한 뒤 다시 내년에는 10만명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의 경우 3% 내외도 현재의 경기 하강 추세로 볼때 좀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중앙은행과 민간연구기관, 국제기구, 투자은행 등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 목표치보다 낮은 2% 내외로 이미 낮춰 잡았으며 심지어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심심찮게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가장 최근에 발표된 한국은행(2%)이나 세계은행(2%)보다 1%포인트 높은 것은 물론 11월 말에 제시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인 2%와 2.7%에 비해서도 높다.
실제로 정부도 경기부양 효과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육동한 국장은 “주사효과도 건강한 사람이 크지 건강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같은 용량을 넣더라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11월 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때 정책효과를 1%포인트로 제시했지만, 현재는 이보다 덜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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