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LCD 업계 실적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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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실적이 끝 모를 정도로 바닥에 내려앉았다. 예년 같으면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던 지난달 대만 패널 업체들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4분기 내내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1분기면 대만 패널 업체 가운데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곳도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국내 LCD 패널 업계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11월 실적 발표에 따르면 AUO·CMO·CPT·한스타 등 4대 LCD 메이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전락했다. 지난 10월에 비해서도 28∼42% 정도 급감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에 이어 세계 3위인 AUO는 지난달 매출액이 5억3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억5600만달러보다 무려 68%나 격감했다. 지난 10월 8억2700만달러에 비해서도 36%나 빠졌다. 4위인 CMO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지난달 매출액 3억6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1200만달러보다 67%, 지난 10월 6억3200만달러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각각 떨어졌다. CPT도 지난달 1억2900만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70%, 지난 10월 대비 28% 각각 급락했다. 한스타의 경우 지난 10월 한달 매출액이 1억달러 미만으로 추락한 뒤 지난달에는 더 떨어진 57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들 4개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지난달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 지난해 같은 기간 AUO의 단일 매출액은 물론이고, CMO 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실적이 바닥에 추락한 것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와 달리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시황 악화 상황에서 직격탄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 4분기 대만 패널 업체들의 출하량 감소세가 내년 1분기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에 LCD 패널 공급 과잉이 당분간 지속된다면 삼성·LG 등 국내 업계 위주로 시장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