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R·Recession)의 먹구름이 휴대폰 시장에도 드리우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저가폰 위주 판매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관련 업체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휴대폰 판매량이 최저치를 기록했고 수출도 선진국과 신흥시장 모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25.4% 감소한 24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는 이날 각각 2%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가 지난 10월 대비 18.4% 급감한 127만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휴대폰 월별 판매량 최저치에 해당되며 지난 4월 최고치인 276만대보다 54.2% 감소한 것이다.
지식경제부도 이날 휴대폰 성장을 이끈 미국 시장 수출이 21.0% 줄며 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4분기가 휴대폰 등 IT제품의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R의 공포가 IT에도 서서히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 경색과 실물경제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단말기 보조금 축소 그리고 3G폰 교체 수요 급감 등으로 하반기 들어 국내 휴대폰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 내년에는 노키아, RIM, 애플 등 해외 업체의 휴대폰 수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주가에 대해선 다른 업종보다 선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내년 경기침체로 글로벌 수요가 줄겠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도 주축이 될 스마트폰의 제품에 대한 라인업을 잘 갖추고 있어 20%선의 시장점유율로 글로벌 2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타 업종 대비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평가다.
한편 판가인하 압력이 예상되는 휴대폰 부품 업체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저가폰 위주 판매로 부품업체가 어려움을 겪겠지만 노키아 등으로 매출처가 다변화된 KH바텍, 카지노용 모니터에 이어 휴대폰용 터치패널을 출시하는 디지텍시스템 등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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