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모니터 시장, 6년만에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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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이후 두 자리 이상 성장해오던 모니터 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브라운관(CRT)·액정디스플레이(LCD) 방식을 포함한 세계 모니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007년 3분기에 12%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후 4분기에 6%로 떨어졌다가 올 1분기 9%로 다시 반등하다가 2분기에 1%로 급락했다. 지난 3분기에는 마침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4일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모니터 판매량은 지난 3분기 4559만대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이는 지난 1분기 4613만대는 물론이고 비수기인 2분기 4597만대보다 줄어든 규모다.

 지난 3분기에 CRT 모니터 판매량은 186만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55%나 떨어졌다. LCD 모니터도 4277만대로 ‘제자리걸음(0)’이었다. ‘멍텅구리 PC’로 불리는 네트워크형 PC 모니터만 96만대로 7% 성장했지만 워낙 규모가 작아 성장률을 떠받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업체별로는 큰 순위 변화가 없었다. 삼성이 669만대를 팔아 치우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위는 2분기에 비해 90만대가량 줄었지만 델이 차지했다. 이어 HP가 494만대로 뒤를 이었으며 LG전자가 440만대로 바짝 뒤쫓았다. 대만 에이서도 346만대를 기록하며 ‘빅5’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 별로는 대부분이 예상치에 비해 모두 줄어든 반면 라틴아메리카만 544만대로 기대치(503만대)를 웃돌아 관심을 끌었다. 유럽과 북미가 각각 1469만대, 935만대로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을 형성했으며 중국도 872만대로 세계 3위권 시장임을 과시했다.

 크기 별로는 19인치대가 가장 많이 팔려 모니터 시장이 점차 대형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김직수 LG전자 차장은 “모니터는 CRT에서 LCD로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그나마 IT 제품 가운데 성장률이 높았다”라며 “모니터 성장률이 꺾인 것은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음을 보여 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일반 모니터로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모니터 TV’와 같은 기능성 제품에 주력해 수익성을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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