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을 안고 있는 저축은행에 사실상 1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부실채권을 매수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최종 부실위험은 정부가 떠안는 구조다. 사실상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과 마찬가지 효과다.
금융당국은 3일 ‘악화 우려’로 분류된 189개 사업장 중 연체가 발생한 121개 사업장과 토지매입이 70% 이상 완료된 43개 사업장 등 총 164개 사업장의 대출채권(1조3000억원)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안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부실채권을 매각하면 캠코가 채권가격의 70%를 선지급한다. 70% 중 50%는 현금 혹은 캠코가 발행한 채권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후순위 공사채로 지급한다. 캠코는 넘겨받은 채권을 경매와 공매를 통해 매각하고 나머지 30%를 사후정산하게 된다.
예를 들어 100억원 부실채권을 저축은행이 매각했다면, 캠코는 70억원(현금성 자산 50억원+후순위 공사채 20억원)을 선지급한다. 경락 결과 낙찰 가격이 70억원을 넘으면 차액을 저축은행에 지급하고, 반대로 모자랄 경우에는 후순위 공사채에서 차감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최소 7%포인트에서 최대 10.4%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1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면 연체율이 0.8%포인트 하락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채권을 조기에 정리해 연체율 상승 우려를 완화시켰다”며 “이번 조치로 최대 10%포인트까지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자구노력이 미흡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었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지적들을 감안해 금융당국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저축은행은 자본확충 계획을 받아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8%에 도달하기 전까지 배당을 제한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위는 자산관리공사의 금융회사 부실채권 매입규모가 늘어날 경우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캠코의 자금여력으로 1조3천억 원 규모의 저축은행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매입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다만 저축은행의 PF 부실 규모가 더 커져 매입금액이 늘어날 경우 필요에 따라 증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캠코측은 올해 채권발행한도가 7천500억 원이지만 경영관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자본금의 10배까지 증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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