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가정보화 비전]`융합과 활용` 새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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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12월 00일. 대학 졸업반인 김모씨는 고등학교때부터 관심을 갖고 개발한 BIT분야 SW를 바탕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막상 회사를 설립하려고 보니 도대체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5년 전 형님이 창업할 때, 수많은 서류 제출과 절차 때문에 머리를 감싸쥐고 고민했던 것이 새삼 떠올랐다.

 하지만 고민을 뒤로하고 정부 창업지원센터에 전화해 도움을 청했더니, 창업아이템과 간단한 회사 개요만 정부포털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다 해줄 테니 신청서를 제출하고 며칠 안에 결과를 e메일로 보내주겠다는 의외의 설명을 들었다.

 사업가의 길에 들어선 김씨는 수년 후 SW기업에서 SW기반의 IT융합 시스템 제조업체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공장을 설립했는데, 이 또한 부지 물색에서부터 실제 공장 설립 및 가동까지의 모든 행정 절차가 온라인 상에서 처리됐다.

 사업을 하는 동안 김씨는 단 한 번도 정부로부터 어떤 요구도 받지 않았다. 사업에 필요한 모든 절차는 물 흐르듯 처리됐고, 김씨는 창업 당시부터 그랬듯이 동사무소와 구청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고 신기술 개발과 회사 경영에만 열중하고 있다.

 

 #2. 2013년 12월 00일. 1년 전 IT서비스업체를 창업한 이모씨는 자사 노하우가 집약된 SW를 앞세워 대기업과 당당히 경쟁해 국책 정보화사업을 추진했다. 이씨가 국책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특화된 분야 기술만으로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정부의 분리발주제도가 큰 힘이 됐다. 이씨는 다음달에는 경쟁사였던 대기업과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기업 측에서 이씨 회사의 IT능력을 높게 사 협력을 제안해 온 것이다.

 

 #3. 2014년 12월 00일. u시티로 구축된 판교에 상권분석회사를 차린 박모씨는 지방 거래처 방문을 앞두고 휴대폰을 통해 상세한 교통정보를 확인한다. 단말기에 혼잡구간이 표시되며 거래처까지 1시간 15분이 소요된다고 뜬다. 평소보다 20분 일찍 출발한 박씨는 승용차 뒷자리에서 노트북을 켜고 업무에 들어갔다.

 노트북 화면에서는 경상북도 ○○군의 공간정보(지형정보, 건물정보, 도로정보, 업종정보, 지하매설물정보 등) 데이터가 순식간에 뜬다. 그도 그럴 것이 무선데이터의 전송속도는 이미 10Mbps가 일반화됐다. 사무실에서는 1 속도로 업무를 볼 수 있다. 박씨는 공간정보를 활용한 상권분석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e메일로 의뢰인에게 전송했다. 이때 휴대폰에 문자메시지가 떴다. ‘고객님의 따님인 채연양은 지금 학교 교문을 나와 음악학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2012년까지 향후 5년간 추진할 국가정보화 비전과 전략 과제를 담은 ‘국가정보화 기본계획(안)’이 국가정보화비전선포식과 함께 공개됐다.

 정보화추진위원회(위원장 한승수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장관 원세훈)가 마련한 이번 기본계획은 그간 정보화의 성과와 문제점 분석을 토대로 민관 합동의 ‘정보화추진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7월부터 정부부처, 관련 학계·업계 등의 폭넓은 참여와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 11월 25일 ‘정보화추진위원회’의 심의 후 확정된 것이다. 특히 이번 기본계획은 일반 국민의 ‘국가정보화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함으로써 국민의 눈높이에 맞췄다.

 3일 진행된 국가정보화비전선포식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화 비전과 전략과제를 제시하고 정보화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범국민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

 이번 국가정보화 기본계획은 정보화의 정책방향을 ‘단절과 분산’에서 ‘소통과 융합’으로, ‘촉진’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전환하고, 정보화 역기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민관 간 거버넌스 협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추진전략을 제시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화 비전은 ‘창의와 신뢰의 선진 지식정보사회’로 확정됐다. △첨단 ICT와 지식을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창의적 정보화로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를 건설하고 △신뢰의 정보화를 통해 안전하고 성숙한 지식정보사회 문화를 조성, 궁극적으로 국정비전인 ‘선진일류국가’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전 실현을 위해 이번 기본계획에는 5대 목표(2대 엔진, 3대 분야)에 20대 어젠다와 72개 과제를 담고 있다.

 먼저 선진 지식정보사회 실현을 위한 2대 엔진에는 ‘창의적 소프트파워’와 ‘첨단 디지털 융합인프라’를 설정했다.

 ‘창의적 소프트파워’ 분야에서는 국가의 지식창출 및 활용체계를 총체적으로 혁신하고 새로운 국가발전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첨단 디지털 융합인프라’ 분야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국가의 핵심 인프라를 지능화하고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3대 목표영역을 ‘신뢰의 정보사회’, ‘일 잘하는 지식 정부’, ‘디지털로 잘사는 국민’으로 구분해 추진한다.

 ‘신뢰의 정보사회’ 분야에서는 사이버 공간뿐만 아니라 재난·재해, 식품안전 등 국민생활 전반의 포괄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I-PIN 등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본인확인제도를 확대하고, ‘정보보호 종합계획’에 따라 보다 철저한 개인정보보호대책을 마련, 시행한다.

 ‘일 잘하는 지식정부’ 분야에서는 정보시스템의 통합·연계 등을 통해 정부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한다. 중앙부처 전산자원 및 홈페이지를 30% 이상 통합하고 정부통합전산센터의 에너지 소비를 2012년까지 50% 절감한다는 복안이다. 또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정부 뿐만 아니라 은행 등에도 확대, 민원서류 제출을 최소화하고, 기업과 국민에 대한 원스톱 민원서비스를 제공, 국민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한다.

 ‘디지털로 잘 사는 국민’ 분야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을 창의적·생산적으로 활용해 경제를 활성화할 예정으로, △기존 산업과 ICT 융합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그린 ICT 확산 △공공 정보화 사업 분리발주 활성화를 통한 우수 국산 HW 및 SW 공공구매 확대 등이 골자다.

 이날 선포된 국가정보화 기본계획이 사회 각 분야의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오는 2012년에는 △국민에 대한 서비스가 유비쿼터스 기반으로 일상화·고도화돼 국민이 보다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인터넷은 신뢰의 공간으로 자리 잡아, 불량식품이나 재난·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이 한 층 더 보장되는 사회가 실현되며 △ 경제 전반에 ICT를 활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활력을 제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각 부처 및 학계·업계·연구기관 등 관계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국가정보화 기본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을 내년 2월까지 수립해 3월 확정 발표할 것”이라며 “실행계획 수립과 핵심과제들은 새로 발족하는 대통령 소속의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