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뒤집기` 희망이 보인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향후 6년간 내 한국 이동통신 제품 구매계획 및 한국 이동통신 기술 평가

중국의 가격과 일본의 품질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상실해가던 우리나라 기술산업이 양국에 비해 비교우위를 점하는 ‘역(逆)샌드위치’의 기회가 왔다.

 전자신문이 KOTRA와 공동으로 글로벌모바일비전(GMV) 행사에 참석한 해외 24개국 74개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동통신 분야의 해외 바이어 절반 이상이 6개월 내 한국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직면한 해외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일본과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값이 싸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한국산 제품을 직접 조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조사에 따르면 ‘6개월내 한국 제품 구매(아웃소싱 포함) 의사’ 질문에 대해 전체의 53%가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23%는 ‘무응답’이었다.

 GMV는 지난달 11·12일 이틀간 KOTRA 주최로 서울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서 개최한 국내 첫 글로벌 모바일 전문전시회 및 포럼이다. T모바일·스프린트·NTT도코모·KDDI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사 구매 담당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 이동통신 제품에 대해 상당한 기술적 신뢰를 나타냈다. 특히 이미 한국기업과 거래 중인 해외 바이어 대부분은 경기불황과 관계없이 구매(수입)를 지속하거나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기술 수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전체의 66%가 ‘세계적 수준’이라고 응답했으며, 30%는 ‘평균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저 그렇다’와 ‘모르겠다’는 각각 1%와 3%에 불과했다. 이는 우리 이동통신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질문과도 유사해 무응답(5%)을 포함한 ‘경쟁력이 없다’는 대답은 9%에 불과했다.

 한국이 특히 강점을 지닌 품목에 대해 ‘이동통신 단말기’가 39%로 가장 높았다. 모바일플랫폼(26%)과 모바일네트워크(19%)가 20% 안팎이 거론됐다. 모바일콘텐츠와 모바일서비스를 강점이 있는 품목으로 응답한 비율은 12%와 4%로 상대적으로 낮아,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과 거래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앞으로 사업계획에 대해 ‘유지’가 45%로 가장 많았으며 30%는 ‘확대’하겠다고 대답했다. 축소는 5%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동통신제품과 중국·일본 제품과의 비교 질문에서 가격은 중국에 밀리지만 일본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품질·배송·AS·차별성 등은 일본에 밀리고 중국보다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제품과 기술에 대한 정보제공만큼은 우리나라가 일본·중국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함정오 KOTRA 성장산업처장은 “과거 유럽 이동통신업체들은 현지에서만 제품을 조달해왔으나 최근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 한국비즈니스센터(KBC·옛 무역관)를 통해 밀착 관리해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