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르신이 LG CNS의 홈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고 “세상이 바뀌었네”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삼성SDS가 강남역에 새로운 명물거리인 u스트리트를 세우고 있다. 이 미디어 폴은 바깥쪽에는 예술작품의 전시 이벤트가 펼쳐지고, 안쪽에는 멀티미디어 안내시스템를 이용한 지역·교통정보 검색과 뉴스 검색 및 3D 가상체험 등이 제공된다.
“혈압 측정 시간입니다.”
오전 9시. 거실에서 알람소리가 들려온다. 8년째 고혈압을 앓아온 P씨는 거실 한켠에 자리한 LG CNS ‘터치닥터’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 혈압을 측정한다. P씨는 최근 혈압수치 추이에 대한 LG CNS 건강관리센터 헬스매니저의 조언을 받고 아침을 시작한다. 아침 식사 시간이 되자 P씨는 ‘터치닥터’ 단말기를 확인한다. ‘터치닥터’로부터 P씨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식사 프로그램이 매일 제공되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에 적합한 운동 프로그램도 제공돼 아침식사 후에는 간단한 스트레칭도 빼먹지 않는다. 오후에는 ‘터치닥터’ 헬스매니저가 영상전화로 P씨에게 오늘이 석 달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하는 날임을 알려준다. P씨는 ‘터치닥터’로 진료예약을 하기 때문에 병원 가는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LG CNS는 지난 9월부터 인하대병원·서울중앙클리닉 등의 의료기관을 비롯해 국내 최대 시니어 대상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시니어파트너즈와 제휴하고 100여명을 대상으로 홈헬스케어 서비스 확대를 위한 시범서비스를 운용해왔다. ‘터치닥터’ 시범서비스는 고혈압·당뇨를 앓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가정에 ‘터치닥터’ 전용 단말기를 설치한 후 혈압, 혈당, 체성분, 식단, 운동량 등의 건강데이터를 측정 관리한다. 건강데이터는 ‘터치닥터’ 건강관리센터로 전송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프로그램과 실시간 영상상담 등이 제공된다. 축적된 건강정보는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진이 진료에 참고하게 된다. IT를 이용해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는 u헬스 서비스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셈이다.
IT서비스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일궈내는 데 한창이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를 대표하는 IT서비스 기업들은 전통적인 IT서비스 영역이 포화되면서 경영정보화, 자동화, 행정 정보화에서 탈피, IT를 접목한 u헬스, u시티, u도시 등 신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국가 경쟁력 향상은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개념들을 IT서비스 기업들이 제시하면서 우리나라를 새로운 서비스 강국으로 이끄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SDS가 진행하는 강남역 변신 프로젝트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SDS는 강남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강남역 거리를 ‘u스트리트’ 프로젝트를 거쳐 21세기 최첨단 명소로 변모시켜 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강남대로의 약 760m 구간을 IT 기반의 최첨단 디자인 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폭 1m, 높이 11m의 미디어 폴이 강남역 7번 출구에서 교보타워 사거리 구간에 22개 설치된다. 이 미디어 폴은 바깥쪽에는 국내외 유명 미디어 아트 디자이너의 전시 이벤트가 펼쳐지고, 안쪽에는 인터랙티브 키오스크(멀티미디어 안내시스템)를 이용해 지역·교통정보 검색과 뉴스 검색 및 3D 가상체험 등 웹2.0 시대에 맞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러한 개념의 IT조형물이 세워지는 것은 세계 최초다.
u청계천 프로젝트를 완료한 삼성SDS u시티사업단이 기획해 강남구와 함께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건설이나 도시, 조형물에 IT를 접목될 때 창의성이 더욱 가미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삼성SDS는 구조물에 첨단 IT적인 요소와 시민들의 편의를 함께 고려하는 ‘도심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세계적인 명소로 강남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S u시티추진단의 이병철 단장은 “빌딩, 도시, 거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국내의 경우 IT를 접목하는 것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비결이 될 것”이라며 “예전에는 IT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위치였지만 최근은 기획단계부터 도시건설, 건축설계부터 반영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SDS가 개발에 참여한 스마트 벤딩머신도 새로운 서비스의 전형으로 꼽힌다. 스마트 벤딩머신은 일반자동판매기에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제품으로 자동판매기의 기본 기능인 음료수 판매 외에 디스플레이를 통한 광고서비스, 길안내서비스, 심지어 티켓예매 등의 다양한 서비스 활동을 할 수 있는 신개념 자동판매기로써 올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성황리에 시험 운영됐다
LG CNS가 서초구에 설치한 ‘u플래카드’는 최첨단 LED영상시스템을 이용해 중앙에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통제해 동영상 구현은 물론이고 다양한 광고물이 게시되도록 제작된 전자 현수막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강남역, 교대역, 방배역, 양재역, 신사역, 강남 성모병원 사거리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u플래카드’는 도시미관 저해, 현수막 설치를 위한 신청, 접수의 불편함 등 천을 이용한 현수막의 문제점을 해결한 대안으로 부각돼 향후 파급이 예상된다.
정부도 IT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 한창이다. 지식경제부는 독거 노인, 만성 질환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낙상알림폰, 약복용도우미, 바이오패치·셔츠, 스마트지팡이(시각 장애인용 단말) 등 6개 서비스를 지난 11월부터 대구에서 시범 실시해오고 있다.
이지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IT서비스 기업은 IT와 다양한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융합 서비스를 일궈내는 데 적격”이라며 “국내 IT서비스들이 이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IT서비스 기업의 당찬 외도
IT서비스 기업들은 최근 들어 인력 구성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전통적인 IT 서비스보다는 신규 서비스 발굴에 힘을 쏟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고 이에 따라 보다 다양한 전공이나 경험을 보유한 인력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SDS u시티사업단 이병철 단장은 전공이 도시공학이다. 이병철 단장은 “u시티사업단은 전산 및 IT전공자들은 40% 수준이고 나머지는 건축, 토목, 디자인, 인문, 사회 등 다양한 전공자가 채우고 있다”며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는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력들이 필요한만큼 앞으로도 비IT전공자들의 채용 비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선옥 LG CNS 의료솔루션팀 부장은 17년간 연세의료원에서 근무한 간호사 출신이다. 지금은 첨단 의료 솔루션 개발팀장이 됐다. 이 회사 LED를 이용한 디지털미디어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영상사업 CBU 최병용 부장은 옥외광고기획사의 영업 담당이었다. 현재는 LG CNS가 LED를 이용한 전자 현수막 사업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u엔지니어링 사업본부에 소속된 박지웅 대리는 건축기사, 건설안전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건설회사에서 3년여를 근무하며 시공을 담당했다. 박 대리는 은평 u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SK C&C의 인력 구성을 보면 전체 인력 3100여명 가운데 IT및 공학 전공자는 1900여명 수준으로 62% 정도다. 나머지는 순수과학, 상경계 등이 채우고 있지만 디자인 전공자도 24명, 간호학 3명, 순수 인문학 출신도 100여명 정도로 이 가운데 일부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LG CNS는 건축 및 도시 설계 분야의 기술 확보 및 협력 등을 위해 올해 국내 건축설계 사무소에 지분을 출자하기도 했다. 삼성SDS 역시 다양한 건축설계 사무소, 시행사, 건설회사와 교류를 하고 있다. 팔방미인이 돼야 새로운 서비스를 일궈낼 수 있기 때문에 IT서비스 기업들의 외도도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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