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소통이 힘든 부서는 공간 배치부터 바꿔라’
최근 삼성전자 LCD 총괄이 구매팀 인력 일부를 연구개발(R&D) 부서에 합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서 자리를 옮긴 구매팀 인력들은 업무 공간 만 R&D 부서로 달라졌을 뿐 구매 업무를 종전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조직 속성이 전혀 다른 구매와 R&D의 업무 공간을 합친 이유는 보다 원활한 의사 소통하기 위함이다. 구매팀과 R&D 조직은 한 울타리에 있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워낙 상충한 탓에 비용을 놓고 의견 대립이 잦았던게 사실이다.
우선, R&D 조직은 LCD패널에 적용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을 남들보다 앞서 확보하는 것이 지상 과제다. 항상 새로운 부품·소재·장비 업체들을 발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신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싶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구매팀은 입장이 정반대이다. 구매팀은 주요 협력사를 정해놓고 기존 구매 제품들을 계속 조달하는 것을 선호한다. 오랜 기간 품질 안정성을 검증한데다 지속적인 구매를 통해 납품 단가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정된 기업 구매 예산을 놓고 물품 비용이 비싸도 신기술에 눈 돌리는 R&D 조직과 최소 비용으로 물품을 사고 싶은 구매 조직은 사사건건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 LCD총괄 관계자는 “두 업무 부서간 갈등이 심했던 것은 워낙 서로의 지향점이 다르다보니 오랜 관행처럼 굳어진 현상”이라며 “일부라도 같은 공간에서 근무함으로써 서로 발전적인 의견 교환을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CD총괄 내부에선 R&D 조직과 구매팀이 각각 협력사들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 상호 견제를 통해 내부 긴장감을 높이려는 ‘조직관리’의 뜻도 내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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