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일 심사위원장(서울대 명예 교수)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을 앞둔 바쁜 시점에 전자광고 대상에 좋은 작품을 출품해 주신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 여러분, 심사위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1999년 시상 제도가 제정된 이후 ‘전자광고 대상’이 올해로 꼭 10회째 행사를 갖게 됐다.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 10년 세월은 신문광고의 창의성과 컨셉트·제작 등 많은 부문에 발전을 가져온 시간이었다.
매년 광고주나 크리에이터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는 해를 더하면서 진보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는 심사위원에게 갈수록 수상작 선정을 어렵게 만드는 일종의 행복한 고민이다.
정보통신 분야는 어감 자체에서 딱딱하고 복잡한 기술이면서도 때로는 시대를 앞서간다는 선구자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이 고객에게 직접 다가선 최근에 광고주는 굳이 ‘최신’ ‘최고 기술’과 같은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지 않는다. 디지털 가전과 정보통신기기, 통신, 방송 등으로 대변되는 IT산업은 첨단의 이미지보다는 고객과 근접한 곳에서 고객과 함께하는 ‘생활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도 기술이 최신인지 최고인지를 떠나 제품과 서비스의 이미지에 관심을 갖게 됐고 광고주와 크리에이터 역시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고객의 마음을 자극하고 감동과 신뢰를 줄 수 있는 광고에 주목해 왔다.
뜻깊은 의미를 갖는만큼 2008 전자광고 대상 수상작 선정에 고심을 해야 했다. 전자광고 대상은 올해 전자신문에 게재됐던 광고 가운데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와 주목성, 브랜딩 기여도, 매체 기여도 등을 주안점으로 심사했다. 브랜드 파워가 갈수록 의미를 더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위원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우수성을 대변하는 광고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객에게 이 점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에 주안점을 뒀다. 또 상호 교감의 시대를 반영해 고객과 접촉하고 서로 느끼게 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광고에 주목했다.
대상을 수상한 LG 트롬 세탁기 ‘욕심난다, 트롬답다’ 편은 자사의 대표 브랜드인 트롬 세탁기를 선전하면서 세세한 기능 설명은 과감하게 버리고 주 사용층인 주부의 감성을 자극하는 카피로 주목을 끌었다. 시원한 느낌의 블루 계열 디자인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주었고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모델의 모습에서 이른바 ‘슈퍼 맘’을 꿈꾸는 현대 여성의 심리를 자극하는 컨셉트가 잘 드러났다. 아울러 헹굼 조절과 신발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실용적 문구를 배치해 꼭 알려야 할 점은 반영하는 등 제품의 특징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은 작품이었다.
금상을 차지한 삼성전자의 센스 ‘완벽한 노트북을 꿈꾸다’ 편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휴대하기 편한 초경량, 슬림 사이즈와 인터넷 속도, 디자인 등 노트북PC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을 잘 표현했다. 가냘픈 여자 모델 손 위에 놓인 노트북에서 ‘일단 가볍고 얇다’는 이미지가 배어나오고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해 ‘빠르다’는 느낌과 아울러 모델과 노트북이 상호 조화를 이뤄 세련된 인상을 주었다. 고광택 크리스털 블랙과 로즈 레드의 조화도 섬세함이 돋보이는 삼성전자의 디자인 철학을 잘 드러냈다.
은상은 SK텔레콤 ‘Send 시리즈 1, 2, 3’ 편을 뽑았다. SK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사회 봉사와 이익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으로 비록 개개인의 힘은 약하지만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모으면 큰 힘이 될 수 있는 기부의 미덕을 되새기게 해준 작품이다. 동상을 차지한 ‘KTF의 독도의 진실을 생각하며’ 편은 SHOW가 추구하는 혁신 정신을 소비자와 함께 공감하자는 취지를 잘 표현한 작품이다. 독도의 역사를 지킨 사람은 어부, 이름 없는 의용수비대, 민간 외교관이라는 점을 강조해 혁신 정신은 바로 옆에 있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역시 동상을 차지한 SK브로드밴드의 ‘누구도 못 보던 세상(See The Unseen)’은 SK브로드밴드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한 광고물이다. 더욱 새로운 시선으로 혁신적인 트렌드를 만들고 고객이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이를 선도해가자는 의지를 이색적인 컨셉트로 나타냈다. 이 외의 수상작도 품격 있고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해 브랜드 가치 제고에 역점을 둔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선정했다.
올해 출품작은 공익 성격이 늘고 소재가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의 삶이 묻어나는 감성적인 광고가 다양하게 발표됐고 인간 중심, 행복 등 기업 핵심가치를 고객에게 품위 있게 전달하는 광고가 역시 시선을 끌지 않았나 싶다. 심사 과정에서도 제품과 이미지, 인간 감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주안점을 뒀고 작품 완성도가 높아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끝으로 2008 전자광고 대상이 광고주와 광고 산업계 종사자의 발전에 한 중심축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 바라며 다시 한번 수상한 기업과 광고인에게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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