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반도체 기회 온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내년도 기업의 실적전망이 불안하지만 국내 IT업체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20일 증권사들이 속속 내년도 경기 전망을 발표하는 가운데 IT산업에 대한 전망은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IT산업이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춰 양호하다는 것.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산업별 구조개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국내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 있고 높아진 환율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경우 주요 5개 업체 중 노키아를 제외하고 고객다변화와 확실한 제품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에서 2, 3위권을 확실히 굳히고 있어 향후 시장 재편시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대폰 교체주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데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는 저가 휴대폰을 선택하거나 교체 구매시 기능이 개선된 스마트폰 선택이 증가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양극화가 이뤄지는 데 여기서 삼성과 LG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기 때문이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년 휴대폰 시장이 더욱 어려워지겠지만 모토로라·소니에릭슨이 제대로 자리를 못잡고 있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삼성과 LG가 빅3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주가 측면에서도 글로벌 경쟁 그룹과 비교할 때 지역별 매출이 적절히 분산돼 리스크가 적고 주가조정을 일찌감치 받아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됐다는 평가다.

 권 연구원은 “IT업종이 올 상반기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전체 시장을 주도한 바있지만 단기 고점 이후에는 조정을 받아 주식의 가격부담이 덜어졌다”고 평가했다.

 반도체·LCD 가격도 4분기 경기침체와 1분기 비수기를 거치며 어려움을 겪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산업의 구조조정 속에서 빛을 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만 정부가 반도체업계를 구제해 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 중인데 비록 현실화되더라도 이들이 다음세대 기술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에 뒤처질 것이란 점에서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며 현재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 등의 매수가 IT업종에 집중된 점도 수급 측면에서도 향후 주가가 더 낮아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삼성전자, LG전자, 삼성테크윈 등 IT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통해 지수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향후 주가 상승기에는 이들 종목이 수혜를 볼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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