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업체는 여타 제조업에 비해 선방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완전히 피해가지 못했다.
18일 증권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3분기 IT상장기업의 실적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업체에 비해서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3분기 고환율의 수혜를 입고도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4분기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산업도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백화점, 전자유통업체는 물론 가전 완제품 업체의 재고조정으로 판가 하락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내년 상반기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반도체, LCD, 휴대폰 등에서 구조개편이 이뤄지는 것이 시장 회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피, 하드웨어업종 부진 통신업 개선=63개 종목을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도 글로벌 경기침체란 폭풍의 영향권 내에 진입했다. 국내 IT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3분기 1조2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에 비해서도 45.96% 감소한 수치다. LG전자 역시 휴대폰과 TV 부문에서 해외 경쟁사 대비 선전했지만 영업이익이 3375억원에 불과해 전분기 대비 46.82%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공급과잉 사태가 촉발되며 LG디스플레이가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7.17% 낮아졌다. 반도체 부문의 D램과 낸드 가격의 하락세 여파로 하이닉스는 전분기에 이어 4681억원의 적자를 지속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저가폰 판매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진단했다. LG전자도 원달러 환율의 긍정적 영향과 고가 제품 위주의 판매전략으로 해외 경쟁사 대비 선전했지만 저가폰 물량 감소와 단가인하 압력으로 인해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SK텔레콤·KT·KTF·LG텔레콤·LG데이콤 5개사가 포함된 통신업종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했고 순익도 증가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경쟁이 수그러들면서 KTF, LG텔레콤 등이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4분기 경쟁 완화로 이동통신업체는 양호하겠지만 유선통신 업체는 마케팅 비용 확대로 인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 순익 적자 지속=코스닥 IT기업의 매출액은 지난 2분기에 비해 4.0% 늘고 영업이익도 7.87% 증가했다. 하지만 순익면에서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큰 폭의 적자가 지속됐다. 코스닥 IT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485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9% 늘어났다. 하지만 7592억원 적자를 보이며 전분기 대비 적자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코스닥 IT기업은 키코 피해로 적자기업이 속출한 데다 3분기 대기업의 판가인하 압력에 말 그대로 이중고를 겪었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통신장비, IT부품이 속한 IT 하드웨어 분야가 지난 2분기에 이어 순손실을 보이며 적자가 확대됐다. 통신방송 서비스 분야도 순이익이 2분기 대비 74.9% 감소했다. 그나마 IT 소프트웨어·서비스업종은 디지털 콘텐츠 분야가 흑자로 돌아선 데다 NHN, 다음 등 인터넷기업의 선전이 더해지면서 순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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