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내년 경제성장 3.5% 그칠 것”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예상보다 더 내려간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18일 한국IT리더스포럼 조찬 강연에서 이 같이 밝히며 다소 우울한 내년 전망을 내놨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에서 2.2%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한국 경제성장 수치도 더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존 3.8%에서 3.5% 내외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내년 경기와 관련 “상반기에는 고통스러운 실물경기 침체가 진행되다가 하반기 회복세가 나타나는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집중하고, 세금과 금리 인하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며 “경기부양의 시차에 따른 효과로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비교, 분석한 자료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일본의 부동산 버블과 견주고 있다”며 “미국의 거품이 일본 버블 수준과 같다고 가정하면 기술적으로 향후 10∼20% 정도 미국의 자산가치 하락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독 한국경제가 큰 충격을 입은 것에 대해 ‘신뢰’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원장은 “현재 한국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수준이 말레이시아, 터키와 비슷하다”며 “외국인들이 이 처럼 한국경제를 저평가하는 것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 엉망으로 대처한 우리의 과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우리 정부가 부실이 없다,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는 등의 엄청난 거짓말을 늘어놔 한국에 대한 신뢰가 상당부분 훼손됐다”며 “국제 신인도라는 게 얼마나 쌓기 힘들고 회복하기도 어려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원장은 외환위기 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실제로 우려할 수준이 아니고, 거짓말하는 정부도 없다”며 “이번 위기가 지나가면 한국을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부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수급불일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유동성을 공급해도 자금 유통이 안돼 은행이 스펀지처럼 돈을 머금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부 소유의 국책은행만이라도 공적자금을 투입해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기업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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