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발광다이오드] KS규격 초안 놓고 곳곳 마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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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발광다이오드(LED)가 조명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표준화 및 인증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능·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 외산 제품의 범람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규격이 정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ED가 형광램프·백열램프 등 기존 아날로그 광원과 성격이 확연히 달라 표준 제정 작업이 만만치 않다. 용어정의부터 성능평가 방법까지 모조리 새로 검토해야 하는 탓이다. 벌써 곳곳에서 마찰음이 새어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넘지 못할 벽, 고효율기자재인증=지난 5월 에너지관리공단(에관공)이 마련한 LED 조명에 대한 ‘고효율기자재인증제도’가 대표적 사례다. 고효율기자재인증이란 타 제품에 대비 전력효율이 높은 LED 조명에 한해 정부가 공공기관 의무사용·세액공제·자금융자 등의 혜택을 주기로 한 제도다.

 그러나 할로겐 대체용 LED조명 평가항목은 에관공이 종전 할로겐 조명 인증에 적용한 평가항목들을 그대로 원용함으로써, LED 광원 특성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할로겐과 LED의 발열량이 현격한 차이를 보임에도 동일한 온도 기준을 제시한다든가, 현 기술 수준으로는 도저히 구현하기 힘든 역률값(0.9)을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 반발이 거세지자 에관공 측은 여론을 수렴해 관련 규격들을 완화하기로 했다. 고효율인증으로 시장확대 효과를 기대했던 업계의 실망감도 역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 수준을 만족하는 양산품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LED 특성에 맞는 새 기준안이 하루 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S규격, 업계 의견 수렴 어려워=KS규격 제정 작업도 ‘산넘어 산’이다. 정부위탁으로 한국광기술원(원장 유은영) 산하 ‘LED조명 표준화컨소시엄’이 LED 조명 KS 규격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2012년까지 총 50억원의 사업비도 책정됐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만도 130개에 육박한다.

 이미 지난 10월 형광램프·백열램프 대체형 LED조명 등 총 6종의 LED조명 KS 규격 초안을 작성해 관련 업계에 공개했다. 그러나 130개에 달하는 업체 간 이견으로 당초 10월 말께 실시하기로 했던 예비고시 시점이 다소 연기됐다.

 백열램프·할로겐램프·다운라이트 대체용 LED 조명에 대한 KS규격은 이달 말 예비고시 예정이다. 형광등 대체용 LED조명 및 보안등·문자형 간판에 대한 정식 공고는 내년 초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업체 대표는 “워낙 많은 업체가 참여해 이해 관계를 일일이 고려하기 힘든데다 일부 대기업 입김이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며 “표준안이 완전히 확정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바늘허리에 실 꿰지 말아야=LED 조명 표준화가 당면 과제지만 무턱대고 기존 광원 규격을 원용해선 곤란하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LED와 형광램프·백열램프 등 기존 광원은 그 근본부터가 다르다. 발열량·연색성·광속 등 빛 및 에너지와 관련한 성질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지동근 수원대학교 전자재료공학과 교수는 “LED는 디지털 광원으로 감성조명·심리치료조명까지 응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며 “그만큼 획기적인 표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