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사 "해외 영토 넓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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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부품업체들이 해외 경쟁사들의 잇따른 인수·합병(M&A)을 기회로 삼아,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올 들어 세계 경기침체와 업황부진의 영향으로 경쟁사들의 짝짓기가 활발히 전개돼 위협보다는 기회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M&A 후에는 일정 기간 회사 조직 재정비가 불가피하고 고객 대응 속도가 떨어져 경쟁사에게 허점을 보이기 마련인데 이 틈을 파고든다는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부품 본딩와이어 전문기업 엠케이전자(대표 최상용)는 현재 세계시장 4위를 달리고 있는데, 2013년 1위 도약이 목표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지난 8월 3위 업체인 독일 헤라우스와 6위 업체인 미국 클리케앤드소파(Kulicke&Soffa)가 합병, 현재는 경쟁사가 4곳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엠케이전자는 13%의 세계 시장점유율로 1위인 일본의 다나까금속(점유율 26%)을 쫓고 있는 상황이다.

 최상용 엠케이전자 사장은 “올해 세계시장점유율이 14%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경쟁사들이 합병과정을 겪게되면 최소 6개월 이상 내부 정비가 필요하고,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엔 고객 대응력이 생명인데 이마저 약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엠케이전자는 내년 3월 완공되는 중국 곤산 공장을 기반으로 일본업체들의 주력 시장인 동남아를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칩배리스터 기업 아모텍(대표 김병규)은 지난 8월 일본 TDK가 유럽최대 전자부품기업인 독일 엡코스의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아모텍은 세계 시장점유율 30%로 올 상반기까지 1위를 기록했지만, 칩배리스터 2·3위 업체가 한 식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경쟁사가 하나로 집중돼 오히려 호재란 분석을 내놨다. 조용범 아모텍 이사는 “고객사 입장에선 최소 2개의 공급업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로선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DVD용 광픽업 기업인 아이엠(대표 손을재)은 경쟁사인 일본 산요전기를 제치고 올 3분기에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시장조사기관인 TSR에 따르면 아이엠의 3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29.4%였는 데 반해, 산요는 27.0%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으로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14p% 이상 벌어졌지만 산요의 부진이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파나소닉에 인수된 산요가 사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당분간 예전 기세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손을재 아이엠 사장은 “내년에 큰 기회가 올 거 같다”면서 “치밀한 정보수집과 전략수립으로 점유율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