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의 정의·필요성·효과를 소개한 지난 회에 이어 이번에는 성공적인 EA 수립을 위한 접근방법과 13가지 핵심요소를 설명하고자 한다. 글로벌 선진 기업은 EA의 수립과 효과적인 개선을 위해 자사에 적합한 방법론을 채택해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EA를 추진하고 있다.
◇최적의 방법 채택해야=EA 수립·개선을 위한 가장 적합한 방법론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프로세스 혁신(PI)이나 ERP 프로젝트에서 자주 등장하는 하향식(Top-down)인지 상향식(Bottom-up)인지 하는 선택사항이 EA에도 존재한다. 두 방식 중 어느 것이 더 적합한지를 신중하게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것이 옳다.
하향식은 비즈니스 전략이나 거버넌스가 결여됐고 복잡도가 높은 조직에 적합하며, 이러한 기업은 업무 중복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 역량이 미흡한 때가 많다. 반면에 상향식은 특정 영역의 서비스 품질에 이슈가 있거나 단기간에 비용절감을 달성해야 하는 기업에 적합하다. 이 둘의 중간에 있는 접근방법으로는 역량 주도형(capability-driven)이 있는데, 이는 CRM·SCM·ERP 등 특정 영역의 프로젝트가 동반할 경우에 적합하다.
그 다음에는 어떤 방법론을 적용할지를 고민할 차례다. 적절한 EA 방법론이란 비즈니스와 IT 동인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를 토대로 전략적 방향성과 IT 역량 간의 지속적인 조정 작업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경영전략·경영계획·IT전략 등을 검토하고, 사업부서와 IT부서를 인터뷰해 요구 사항을 도출하며, 비즈니스와 IT 트렌드를 각각 파악해 현행 비즈니스와 IT 역량을 고려한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경영전략 또는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즈니스 관점에서 갖춰야 할 역량을 비즈니스 과제로 도출하고, 비즈니스 과제를 지원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데이터·기술 등 IT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IT과제로 정의한다.
비즈니스와 IT과제를 도출한 다음에는 비즈니스 역량의 모델을 정의하고, To-Be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AA) 블루프린트, 데이터 아키텍처(DA) 블루프린트, 기술 아키텍처(TA)를 각각 정의한 뒤 이를 기반으로 To-Be 블루프린트 이행계획을 수립한다. 중요한 이행계획을 수립했다고 EA가 끝난 것이 아니라 이 결과물이 반드시 비즈니스 역량모델을 정의하는 데 피드백을 주어야 하며 이 과정은 반복돼야 한다.
EA를 일회성 프로젝트로 접근해서도 안 되지만, 단기간에 모든 것을 완성시키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액센츄어는 기업이 3년간 단계적으로 EA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3단계 EA 구축 로드맵을 <그림>과 같이 제시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핵심 요소들=액센츄어는 EA 수립 과정에서 기업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13가지 핵심 요소를 크게 △비즈니스와 IT전략 △핵심 EA △투자와 프로젝트의 3개 범주로 나눠 정의했다. 먼저 비즈니스와 IT전략에는 비즈니스 전략, 비즈니스 아키텍처 개발, 포트폴리오 정의 구성 및 관리, IT전략 등이 해당되며, 핵심EA에는 EA계획 수립, 원칙·표준·정책을 아우르는 EA 정의 및 유지관리, EA와 솔루션 거버넌스, EA 성과관리, EA 커뮤니케이션과 교육, EA 역량 개발, EA 자산 정의 및 유지관리, 기술 수명주기 관리 등이 있다. 투자와 프로젝트에는 솔루션 아키텍처가 해당된다.
비즈니스 전략이란 명확한 사업목적이나 목표를 의미한다. 경쟁사 분석 보고서나 비즈니스 로드맵 역량, 향후 3∼5년간 주도할 사업분야기도 하다. 비즈니스 비전이나 비즈니스 요구사항도 포함된다. 비즈니스 아키텍처 개발은 비즈니스 역량 모델, 비즈니스 가치사슬 모델, 3∼5년간의 비즈니스 역량 로드맵 등이 해당된다. 포트폴리오 정의 구성 및 관리는 비즈니스 자산 포트폴리오 모델과 정의, 운영 전략, 로드맵 등이 해당된다. IT전략은 향후 3∼5년간의 IT 목표 및 목적, IT요구사항 및 IT로드맵 등을 뜻한다.
EA 계획 수립은 IT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계획 수립과 로드맵 개발을 의미하며, 이는 미래 지향적인 아키텍처 로드맵을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다. 원칙·표준·정책을 대상으로 하는 EA 정의 및 유지관리는 아키텍처 개발,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관리를 아우르는 것으로 각각의 요소를 점검하는 것을 의미한다. 솔루션 거버넌스는 IT자원과 역량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를 결정짓게 한다. EA 성과관리는 EA 매트릭스에 기반으로 한 가치로 환산되며, EA 매트릭스와 측정, 리포팅 및 개선에 대한 다양한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 EA 커뮤니케이션과 교육은 EA 핵심요소 중 유일하게 다른 부서와 상호작용 속에 이뤄지는 분야로 EA 커뮤니케이션 계획 수립, EA 홈페이지, EA 뉴스레터 및 아키텍트 커뮤니티 업데이트 등이 포함된다.
EA 역량 개발은 새로운 아키텍처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EA자산 정의 및 유지관리는 기술 레퍼런스 모델, 엔지니어링 패턴, 웹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싱글 사인 온, 문서 관리 패턴 등을 의미한다. 기술 수명주기 관리는 새로운 기술로 전환하거나 세분화되며 진화하는 기술 요소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기술의 변화는 결국 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된다. 마지막으로 솔루션 아키텍처는 솔루션, 솔루션 아키텍트, 기본적인 표준, 이론과 일반적인 요소·서비스를 설계하고 강화한다.
◇성공을 위해=EA의 성공적인 구축과 활용을 위해서는 아키텍처 모델의 가시화, 실현 가능한 모델의 표준화, EA의 제도화 및 관리역량 강화 그리고 지속적인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조직 내에 축적된 지식 및 경험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BA와 AA와 같은 각각의 아키텍처 도메인의 역량 평가 및 방향성 수립에 내부 인력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프로젝트 추진 조직뿐 아니라 경영진 및 관련 현업과 IT부서의 적극적인 관심 및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아키텍처 모델을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대상 시스템이 전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어느 정도 규모인지, 어떤 시스템과 관계가 깊은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 계층화 및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애매함을 없애야 하며 기업마다 EA 범위나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작성할 모델과 작성하지 않아도 될 모델을 설정해 우선순위를 정한 후 아키텍처 모델을 구성해야 한다.
EA 제도화 및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사 구성원이 준수할 수 있는 EA 관련 제도, 즉 조직 및 프로세스 등의 수립과 정착이 필요하다. 이 밖에 EA 관리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툴을 도입해야 한다.
EA는 한 번에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표준체계임을 명심하고 EA 발전 단계가 거듭될수록 EA의 적용범위 확장과 상세화 작업을 거쳐 활용도를 높여가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업무 아키텍처를 IT 아키텍처로 반영하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신규진 액센츄어 SI&T 그룹 부장(kyoo-jin.shin@accen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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