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을 내리십시오.”
“모든 엔진을 끄십시오. 잠수부 선체 수색에 들어갑니다.”
선박 조사는 언제나 소란스럽고 불편하다. 지난 수십년간 세계 조선 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선체 조사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선체를 조사하기 위해 선박을 정지하거나 잠수부가 물 속에 들어갈 필요가 없을 전망이다. 영국 바텔이 미 해군의 해저전투센터(NUWC), 엑지테크마린사와 공동으로 선박을 바닷속과 공중에서 입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항구방어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그동안 선체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선박은 닻을 내리고, 모든 엔진을 끈 채 취수구를 닫아야 했다. 선체를 조사하는 다이버가 다칠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항구방어시스템은 대량 살상 무기, 밀수품, 마약 등의 불법 물품을 탐지하려고 선체를 스캐닝하는 이미징 기술을 사용한다. 항구방어시스템의 조사 범위는 항구 전체다. 또 선체 유지보수를 벤치마크하고, 선체에 기생하는 해양 생물의 성장, 선체 피해, 부식, 페인트 두께에 대한 조사 능력을 향상시키고, 선체 안에 숨겨진 물질이 무엇인지도 알아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선체에 있는 가로, 세로 30㎝인 작은 물건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
항구방어시스템에는 수중 센서뿐만 아니라 공중 센서도 있다. 이 두 센서의 기능으로 선박 안에 있는 불법 물품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낸다. 센서가 파악한 정보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저장될 수 있는 ‘선체 지문(hullprint)’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선박을 스캔하면 그 정보는 즉시 선체 지문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미국 해안에 있는 모든 항만에서 이용하게 된다. 선박의 선체 지문 정보는 선박이 이동할 때마다 갱신된다. 최종적으로 항구방어시스템은 미국을 드나드는 모든 배의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게 된다.
이 기술 실제 구현은 내년 중반에 이뤄질 예정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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