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내년 설비투자 크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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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무선 통신사업자의 내년도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올해에 비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통신사업자의 설비투자 축소로 인한 후방IT 산업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사업자는 이달 내에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 확정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올해 규모 이상의 투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사업자의 3분기 누적 설비투자 집행률이 최저 51% (SK브로드밴드) 수준에서 최고 78%(KTF)에 그치고 있어 당초 계획했던 설비투자가 제대로 추진될 지 미지수다. 통신사업자의 투자 위축이 IT산업 전체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선통신 “ 신규 사업에 집중···전체 규모는 축소”=유선통신 사업자의 내년 설비투자는 IPTV와 FTTH, 인터넷전화 등에 집중될 예정이지만 올해에 비해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경영자 부재로 내년도 사업 전략 수립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T는 마케팅 비용 증가 및 요금 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통신비 감소 및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제반 비용 증가 등을 감안하면 올해보다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KT는 IPTV와 와이브로 등 성장부문과 All IP 대비한 FTTH 부문에 설비투자 수요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의 설비투자 규모는 2조3000∼2조4000억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사업전략 및 투자 계획 수립에 착수한 SK브로드밴드 또한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올해 계획했던 56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마저 축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PTV와 BcN 투자계획에 따라 전체적인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변수다.

 LG데이콤(LG파워콤)은 IPTV와 인터넷전화, FTTH 부문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규모를 다소 늘릴 계획이다. LG데이콤(LG파워콤)은 ’위기는 기회’라는 판단 아래 공격적인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동통신 “ 3G 망 투자 일단락···저대역 주파수 재배치 ‘변수’”=이동통신사업자의 경우 지난 2007년과 올해 중점적으로 투자를 했던 3세대 WCDMA망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내년도 설비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올해까지 WCDMA와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가 상당 부분 완료되면서 올해 매출액 대비 17.4%(1조9700억원) 수준이었던 설비투자 금액을 중장기적으로 매출액 대비 12∼13%까지 축소할 예정이다.

 KTF은 지난해 3G에 집중 집행하면서 1조1098억원까지 치솟았던 설비투자가 내년도에는 8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고 LG텔레콤 역시 리비전A 망을 기존 CDMA2000 1x 수준으로 구축완료한 만큼 내년도 투자금액을 2000억원 가까이 줄일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저대역 주파수 재배치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SK텔레콤 및 KTF가 가입자 수용을 위해 2.1㎓ 대역 3G 주파수를 추가로 받게 될 경우에도 투자 금액은 상당부분 증가하게 된다.

 ◇ “줄일 수 밖에 없다”=유·무선통신사업자가 설비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또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과거 시설투자가 서비스 경쟁력으로 현실화되고 수익 개선에도 일조했지만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유·무선 통신시장을 감안할 때 이같은 구도가 재현되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도 투자를 줄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투자를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현실론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와 관련, 통신사업자의 꾸준한 시설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신규사업 및 서비스 시장을 철저히 보장하고 산재한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향후 경쟁상황 등을 고려하면 설비투자 확대 여부를 단정하기 힘들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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